[실화] [스레딕]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 3편
날짜 : 2017-08-10 (목) 13:10 조회 : 96 신고
무당이 할수있는 구명의식은 퇴마굿 같은거라 고명한 스님들이 하는것과는 틀리다 했어. 
뭐라고 했는데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할수있는건 일단 영가를 불러내 원하는걸 해주고 좋은곳으로 가길 구슬리던지 
자꾸 버티고 못살게 굴면 신령님들 힘 좀 빌어서 강제로 내보내는수 밖에 없는데 
후자같은 경우 내가 입는 데미지도 크고 쫒아냈다 싶다가도 잠깐 피해있다 다시와서 더 악랄하게 괴롭힐수도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전자쪽 방향으로 해야한다고 했다. 

근데 이것이 하는 짓거리를 보니 그냥 통째로 나를 먹겠다는 심뽀라 만에하나 수가 틀리면 강제로 쫒아내야 하니 
마음의 준비정도는 하고 있어야 할거라고. 
얘기가 끝나고 목이 말라 거실로 다시 나가려는데 아까같은 상황이 또 생겨났다. 
방 밖으로 나가는걸 누가 막기라도 하는듯 어지럽고 구역질이 나서 속이 답답하고 타는것 같이 괴로워서 뒹구는데 
순간 내 몸이 내것이 아닌것 같은 느낌이랄까 말로 설명하기가 좀 힘든데 
오감이 다 닫힌것처럼 눈도 귀도 느낄수 있는 감각이 전부 전원을 갑자기 끈것마냥 다 꺼져버린듯한? 

내가 내 몸에서 갇혀버린듯 했다. 단지 내 의식만이 깨어있는것 같은 이상한 경험이였지 
칠흑 같이 어두운 곳에서 의식만 붙잡고 두려움에 떨길 한참을 그렇게 있었던것 같은데 갑자기 전원이 탁 켜졌고 
난 방에 누워있더라고 혼이 쏙 빠진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고 부자연스러운게 유쾌한 상황은 아니였다. 
선월과 아줌마는 내 눈을 빤히 보더니 한시름 놨다는듯이 한숨을 내쉬었어. 

후에 두분이 하는 얘기를 듣고 난 경악했다. 내가 암흑속에 갇혀있었을땐 내 몸을 그것이 대신 쓰고있었다고 말야. 
내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고꾸라진후 나를 부축하려 아줌마가 오자 
엎어진 상태에서 눈만 굴려 아줌마를 쏘아보더라고 그륵그륵 가래 끓는듯한 소리를 내며 
계속 치우라는 악다구니만 쓰는데 누가봐도 그 존재는 내가 아니라는걸 알수있었다고 해 
아무도 내 몸을 누르거나 하지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뭔가에 눌려있는듯 버둥대는게 그것이 속박 당하고 있다는거 
그건 부적의 영향이 크다는걸 두분은 당연히 알수밖에 없었을테니까. 

선월이 다가가서 그것에게 물었다고해 무슨 원한으로 어린애 몸에 붙어 패악질을 하는건지 
더 이상 발악하면 천도는 커녕 구천을 떠도는 짓도 못하게 멸해버릴꺼라며 엄포를 놓자 그것이 입꼬리를 올리더니 
마음데로 해보라고 하며 혼자 좋게 가지는 않을거니 어디 한번 누가 이기나 해보자며 깔깔 웃더란다. 
그리고는 이내 몸이 늘어졌고 그제서 내 의식이 돌아온거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들으니 온몸이 덜덜 떨렸어. 
그것이 내 몸에 상주하고 있다는것도 소름끼치는 일인데 그것이 지배할때는 
내 몸을 불쾌하게도 내 의지대로 할수없다는것이.. 
이미 한번 겪은 그 암흑상태가 너무 충격적이였기에 두번 다시 겪고싶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아마 코마상태에 가깝다고 하는게 맞는것 같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식물인간들이 나같은 상황을 깨어날때까지 지속적으로 겪고있는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잠깐이였지만 너무 끔찍했어 
아무튼 내 생활이 지극히 정상도 아니였지만 더 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됬으니 
다급한 마음로 아줌마에게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의욕적으로 두분에게 도움을 청한건 처음이였다. 난 그정도로 간절했어. 
그동안은 괴롭힘 당할때마다 죽고만 싶었는데 내가 죽은 후에도 괴로울 삶이던지 영혼도 없는 존재가 될바에는 
살아서 하는데까지 해보자 다짐했었다. 그리고 선월이나 아줌마의 삶에 비하면 나는 너무나 행복한 처지였으니까.. 
선월은 그런 날보고 멋지게 웃어주었어. 아줌마나 나도 마찬가지로 기가 넘쳤지 
난 그들로 인해 많이 변해가고 강해져가고 있었으니까. 그건 나뿐만 아니라 그 둘도 그렇게 생각했던것 같아. 
아줌마는 하루빨리 의식준비를 하는게 낫다며 선월에게 이것저것을 말해주었는데 한참을 듣던 선월이 
자기는 나와 따로 할일이 있으니 굿판은 장군할머니랑 같이 준비좀 하라고 했다. 
아줌마가 이유를 묻자 나와 같이 서울에 좀 가야 하겠다고 했어. 이왕이면 연관인들을 만나보는게 낫지 않겠냐고 하니 
아줌마도 공감하는듯 고개를 끄덕였어. 아마도 그곳에 가면 뭔가 자세한 실마리를 찾을수 있을거야. 
하는데까지 해보자며 선월이 싱긋웃었다. 
나는 그 웃음에 안도가 됬어. 셋이라면 무엇도 겁나지 않을테니까 

그렇게 우리는 서울로 올라가 제일 먼저 엄마의 지인을 만나러갔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건 같이 일하던 아줌마라 
어렸을때부터 엄마 외근 따라다니고 해서 얼굴도 익숙하고 회사나 직함도 잘알고 있기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의 일과 내 처한 상황을 얘기하는데 처음에 엄마 일로 눈물바람이더니 
후에 내 상황은 비웃었어. 그 아줌마도 교회 권사였거든. 
물론 쉽게 믿어주지 않을것 같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기분 나쁘고 화가나는건 어쩔수 없더라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선월에게도 어린 나를 꼬여내서 이상한일 벌인다고 뭐라고 하며 
정 힘들면 자기가 목사님께 알아보겠다는둥 비아냥거리며 헛소리를 자꾸해서 참지못하고 쏘아붙였다. 
내 처한상황 되보지 않고 그렇게 얘기하는거 아니라고 그리고 나한테 붙어있는 그것 분명히 아줌마 동생일꺼라고 
꺼내줄테니 얘기 좀 해볼라냐며 당신 동생 이름 박순자 아들 하나 남편 세식구아니냐며 소릴 지르니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한참을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엄마땜에 제정신이 아닌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나보고 정신병원에 가보는게 낫겠다고 했다. 
그리고 선월에게 이 책임 꼭 지게하겠다며 엄포를 놓고는 아빠한테 연락하겠다는 식으로 나오길래 
뭔가 이상하게 된것 같아 당황했다. 
순간 뇌리를 스친건 두사람의 이름이였어 그 아줌마 성씨랑 그것의 성씨랑 다른게 아닌가 
아주 간단하게 찾을수 있는 일이였음에도 당연히 장롱을 그 아줌마가 동생꺼라 얘기해서 그런지 
어이없게도 간과하고 넘어간 것이다. 
내가 어버버 거리며 어찌할지 모르니까 선월이 대신 입을 뗏다. 믿든 안믿든 이 아이가 위험에 처한건 사실이고 
우리는 그걸 막으려 노력하는것 뿐이니 도움이 될게 아니면 그걸 막지만은 막아달라고 말을 했다. 
아줌마는 그래도 요지부동으로 아버지를 찾니 경찰에 신고를 하니 하며 말이 안통하길래 
난 어쩔수 없이 아빠의 끔찍한 체벌 상식 밖의 행동 자식은 짐덩어리로 생각하는 부성애 제로의 모습을 비참하게도 
이야기 할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얘기를 들은 아줌마도 말이 없었고 선월은 숨소리조차 내질 않았다. 

어짜피 이젠 나혼자의 몸이고 이제와서 부모를 원망할 마음도 없으니 나에게 벌어진 일은 
내 스스로 처리해나가겠다고 했어. 아빠도 친가도 내겐 전혀 도움이 되질않으니까 그냥 없었던일로 해달라고 했다. 
오늘의 무례는 용서해달라 사과하고는 그 자리를 일어났다. 
아줌마는 어디로 갈꺼냐 묻길래 대구에 아줌마 댁으로 간다고 하곤 선월의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때로는 무관심이 도움이 될수 있는거라며 내가 아줌마를 원망할 일은 안하시길 바란다고 꾸벅 인사하곤 나왔다. 
그녀는 어린 애가 너무 당돌해서인지 기도 안찬다는 표정으로 내 모습을 지켜볼 뿐이였다 
우리늘 그곳을 떠나 그전 내가 살던 반지하방으로갔다. 이미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고있었고 
집 살림 하나없이 이사갔다는 얘기만 들어서 장농의 행방은 영원히 알지도 못하게 되었다. 
우리는 아무런 수확도 없이 돌아와야 했고 그 얘길 들은 아줌마는 강경책으로 가자며 준비 되는데로 식을 하자고 했다. 
어짜피 내가 매개니 굿장소는 상관없다 했어. 한가닥 잡고 있던 실마리마저 없어져서 괜히 의욕이 떨어지고 침울했다. 
역시 하늘은 내 편이 아닌가 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난 아무 도움이 못됬기 때문에 뭘 돕고 할 처지가 아니라서 자세히 알수는 없지만 
굿준비가 쉬운일은 아니였던것 같았다. 시골에 계신 장군할머니의 스케줄을 맞춰야 했고 이것저것 준비할게 많아서 
바쁜와중에도 나는 자주 헛소리를 하고 기절하고 몇번씩이나 그 끔찍한 경험을 했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날 선월이 손님이 올거라고 했어 만났던 아줌마의 지인이라 했고 마침 이쪽으로 출장 올 일이 있어서 
나와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다더라고 아마도 그 장롱에 관한 일인듯 했는데 그걸 미끼로 아빠가 올 가능성도 있었어. 
선월은 현명했기 때문에 약속장소를 연고없는 곳으로 잡았으니 아줌마에게 해가 될 일은 없을거라며 날 안심시켰다. 
우리 아버지란 작자는 분명히 나를 빌미로 아줌마나 선월에게 돈을 뜯어낼수 있을정도의 악랄한 인간이였으니까 
걱정이 안될수가 없었다. 그딴일로 이제껏 입은 은혜 갚지는 못할망정 피해는 주기 싫었다. 
며칠후에 그 사람을 만나러 선월과 나갔다 약속한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에게 인사를 나눴는데 
순간 입에서 헉소리가 났다. 분명 그날 꿈에 나왔던 박순자의 남편이였다. 

꿈에서 본것보다 많이 마르고 수염이 거칠어 그런지 더 늙어보였지만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그 남자를 보니 가슴 한켠에서 요동치는 느낌같은게 들었는데 난 아무렇지 않은듯 있었어. 
우린 한참 말없이 앉아있었고 남자가 가까스로 입을 뗀건 내 나이를 묻는것이였는데 난 얼른 대답해내곤 
단도직입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당신의 아내의 이름이 박순자고 다 큰 아들이 하나 있지않냐 라고 하니 
남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어렵게 입을 열어 맞다고 대답하더니 나보고 무당이냐고 물었다. 
난 아니라고 무속인은 나를 도와주시는 분들이고 아무래도 그 사건에 필요한 일들이라 자꾸 행방을 찾고있었던거니 
서로 도왔으면 좋겠다고 어른스럽게 얘기했다. 남자가 천천히 지난 날 일들을 이야기했다. 
본인과 박순자 그리고 다 큰 아들 하나 이렇게 세사람이였는데 젊어서 엄청 고생해서 어렵사리 집장만을 했고 
그때 몸도 마음도 집안살림도 모두 다 새것으로 바꾸고 새롭게 시작하자며 
너무 좋아하던 아내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때 산 장롱이 내가 아는 그 장롱이냐 묻자 남자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장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했어. 일단 그 아줌마의 동생이 가져간 장롱은 남자의 소유였고 우리집까지 치면 
총 세번째인거지. 앞서 말했듯이 그 장농은 새 살림을 장만 한거면서 새로 산거였고 얼마안되 박순자가 죽으면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가족들은 망가지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젊은 아들이 생각을 고쳐먹고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자며 하나하나 정리를 시작했다고 해. 
그러던중 새로 산 장롱을 버리자 말자 옥신각신했는데 태우기에는 도심에서 그러기에 쉽지가 않았고 
새거인데 그냥 버리기도 좀 그래서 팔자고 결정이 났었는데 생활정보지에 내놔도 이상하게 물건보러 와서는 
새거인데다 가격이 싼데도 사람들이 그냥 가서 이상했다고.. 
그러던중 후배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그중 하나가 와이프가 지병으로 고생하는데 변변찮은 살림하나 못해줬다며 
푸념하자 좋은 일이라도 하자싶어 그 장롱을 주겠다고 했어. 후배는 고맙다고 술값 계산하는걸로 고마움을 표시했고 
얼마후 트럭을 가지고와서 가져갔다고 연신 새거고 너무 좋다고 입이 귀에 걸려서 갔는데 
얼마 지나지않아 그 집 와이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고... 

남자는 장롱에 귀신이라도 붙었나 할 정도로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녔다고 했다. 
왠지 그래서 장례식도 안가고 부주만 전달했다고 해. 그렇게 한참이 지났고 그간 잊고있었는데 장롱을 가져간 후배가 
술한잔 하자고 하여 나간 자리서 이상한 얘기를 듣게 되었다고 후배의 처형 즉 엄마의 지인인 그 아줌마가 
내 얘기를 우스갯삼아 했는데 가족들과는 다르게 기독교를 믿지않던 후배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고 
내가 말한 가족관계며 이름이 낯설지 않아서 생각하던중 선배가 떠올랐다며 돌아가신 형수님이름이 
박순자 아니냐 하며 나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듣자마자 가슴이 쿵내려앉는것 같았다 한다. 
그래도 남일이니 크게 신경 안쓰고 싶었지만 잠을 자도 일을 해도 자꾸만 생각이 나고 
정말 아내의 영가가 애꿎은 아이의 장래까지 망친다면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는거라고 생각이 되서 여간 찝찝한게 아니였다고 했다. 
나도 나지만 아내가 편하게 저승으로 간것도 아니고 무슨 원한으로 구천을 떠도는지 그게 사실인건지도 
왜인지도 알고싶고 해서 이렇게 연락했다며 도울수 있는 일은 다 돕겠다고 했어. 대신 아내를 꼭 만날수있게 해달라며.. 

나는 그의 이야기가 끝나고 내 상황을 설명했다. 그동안 있었던 일이며 그것과의 첫만남. 그리고 며칠전의 일까지 
한참을 설명하자 남자는 어쩔줄 몰랐다. 아내를 잃고 초라해진 중년 아저씨의 모습은 왠지 작아보였는데 
내 얘기를 듣곤 더욱 그 어깨가 움츠러든것 같았다. 열쇠고리 얘기가 나온순간 남자는 깜짝놀랐다. 
유골함에 넣으려고 그렇게 찾아도 없던게 내 손에 있었다는게 신기했고 
그것때문에 내가 괴롭힘을 당했을거라는 추정에 또 한번 놀랐다. 

가구가 들여지고 그날 파티를 할때 아들이 그동안 고생했다며 준 선물이라 애지중지 닳는다고 잘 모셔뒀다고 했는데 
며칠안되 그렇게 가버렸다며 끝내 참던 눈물을 터트렸다. 나와 선월은 그모습을 보며 모든 궁금증이 해결된듯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길래 
이렇게 된 이상 굿판은 그쪽 집에서 하는게 맞다 선월이 말했고 남자는 흔쾌히 승낙했다. 
일정이 잡히면 연락 달라고 하고 악수를 청했다. 아저씨의 푸근한 얼굴로 고생시켜서 미안하다라고 대신 사과했다. 
사과를 받는것도 굉장히 뻘쭘한 상황이라 그냥 인사만 꾸벅하고 헤어지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 그 이야기를 하니 아줌마가 활짝 웃으며 잘되었다고 말했다. 사람의 인연과 과거의 업은 
어떻게든 얽혀있어서 필연을 만들어내는것 같다고 생각치도 않은 의외의 수확에 선월에게 엄청 칭찬을 했다. 
기쁜 마음으로 장군할머니께 전화를 걸어 말씀드린 아줌마는 한참을 네네 거리더니 
수일내로 올라오시라는 말을 하곤 끊었다. 
아주머니 첫 굿이니 신어머니 도움을 받아야 하기에 계속 시건이 맞길 기다렸는데 날짜가 정해졌다고 
오시기전에 준비를 다 해놓자 했다. 

가닥이 잡히니 일은 일사천리로 쉬웠다. 굿판 날이 정해지고 선월은 그 아저씨에게 연락해서 자세한 얘기를 하고 
채비를 하라고 했다. 일주일후 선월과 나는 전날 미리 그곳에서 하루묵기로 하고 그 집으로 갔다. 
연신내 역에 내려서 한참을 걸어올라가야 하는 동네였는데 이상하게도 늘 가던 길인냥 
자연스럽게 그 집까지 해메지도않고 가더라. 
도착하니 집엔 아들이 있었는데 대학생쯤 되보였다 꿈에서는 이목구비가 약간 흐리게 나오긴했지만 
그 집 아버지처럼 한눈에 알아보게 되었어. 보자마자 맘이 뭉클해 졌다. 

그 감정은 내 감정이 아닌듯 했어. 뭐랄까 얼굴을 빤히 보는순간 애잔함? 가엾은 그런 감정들이 뒤죽박죽 되면서 
어 뭐지? 하는순간 울어버렸달까. 나도 그 오빠도 많이 당황했어 그렇게 말없이 서있었는데 
선월은 그런 우릴 안중에도 없이 이방 저방을 다니면서 뭔갈 부지런히 하고있었다. 
새집 장만을 했다 들었더니 집이 지은지 얼마 안된 빌라라서 깨끗하니 좋았는데 확실히 남자들만 살아서 그런지 
공기가 매캐했어 근데 그 매캐함은 단순히 홀아비 냄새로 다가아니였나보더라. 
선월은 특유의 매서운 눈초리로 이곳저곳을 응시했는데 그때마다 어깨와 목이 들썩거리며 이상한 행동을 했다. 
그런 모습이 기분 나빴는지 그 집 아들이 내 어깨를 툭 치며 선월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길래 
무속인이라고 했더니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그럼 저 행동은 무어냐고 또물었다.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좋지않은게 있어 그런것 같다고 했더니 콧방귀를 뀌며 나지막히 비웃었다. 
그런 상황이 불쾌할거란거 이해는 가지만 지금 이게 누구때문인데 하고 울컥했다. 
물론 그 오빠의 잘못은 아니지만 속으로는 너희 엄마때문인데 라고 계속 소리지르고 있었어. 
잠시후 선월이 하던 일을 멈추고 돌아왔다. 
내가 왜그러냐 묻자 대답않고 서있더니 아저씨가 오면 이야기 좀 나눠봐야겠다고 했어. 
난 뭔가 불쾌한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안방에 짐을 놓으려 들어가자마자 등골이 서늘 한걸 느꼈다. 
말이 안방이지 작은 티브이 하나 어수선한 패턴의 싱글침대 하나가 다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삭막하고 기분이 좀 그랬다. 

방을 둘러보고 나가려는데 내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어.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채 겁에 질렸는데 
머릿속에선 계속 도망가야된다 라는 단어 같은게 머리를 휘젓는것 같았는데 너무 혼란스러웠어. 
순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꼿꼿해지더니 누가 내 머리를 세게 치는듯한 느낌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다. 
이번에는 내 의식조차도 없었는데 깨어나보니 선월이 내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고 그 아저씨도 와있었다. 
아저씨의 아들인 그 오빠는 내가 눈을 마주치자마자 내 눈을 피하더니 방으로 들어가버렸고 
아저씨도 선월도 썩 좋은 얼굴은 아니였다. 난 직감적으로 그것이 또 나와서 난리를 쳤겠구나 했는데 한가지 의아한건 
그것은 지네 집인데도 해괴한 짓을 하나 싶고 이해가 안갔다. 
선월에게 무슨일이냐 묻자 아저씨가 대신 입을 열었는데 선월은 됬다며 아저씨 말을 가로막았고 
나에게 그저 쉬라고 하고선 두분이서 할 얘기가 있는지 같이 밖으로 나가드라. 
기분이 더러운건 난데 그 기분 나쁜 눈초리를 보이던 그 오빠가 굉장히 불쾌했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 방에서 나갔어. 내가 화장실 문을 열때쯤 기다렸다는듯이 오빠방의 문이 열렸고 눈이 마추쳤다. 
굉장히 경계하는 기분 나쁜 눈초리에 심기가 불편해졌지만 괜한 분란 일으키기 싫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어.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지 나를 불러세웠다. 왜그러냐고 묻자 다짜고짜 정체가 뭐냐고 물었어. 
정체가 뭐겠냐고 사람이지 하며 피식 웃고 지나치려는데 내 뒤통수에 대고 막말을 하기 시작했어. 
자기 엄마 팔아서 등을 처먹는다나 뭐라나 그거 말고도 뭔가 주절주절 말이 많았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 
순간 욱 하는 마음에 나도 내가 사기꾼이였으면 차라리 좋겠다며 화를 냈어. 
니가 1분이라도 내 몸에 들어와 있어봤으면 그딴 말 못할거라고 나도 같이 쏘아붙이며 해서는 안될 말을 했어. 
어짜피 니 에미도 곧 있음 이승에서 못 볼텐데 지금 실컷 봐두라며 악다구니를 쓰니까 뺨이 철썩 하더니 불이 붙었어. 
난 오빠를 노려봤고 그 오빠도 날 노려본채로 한참을 서있었다. 
소란에 아저씨와 선월이 밖에서 이야기 나누다 돌아왔고 우리 둘의 상황을 보더니 선월이 한숨을 내쉬었다. 
말리는 아저씨를 밀어붙이며 오빠가 말했다. 저 사기꾼들이 우리 처지 이용해서 돈이나 뜯어낼 심산일거라고 
왜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냐고 막말을 하니까 아저씨가 오빠의 뺨을 후려쳤어. 버릇없이 구는것도 정도껏 하라며 
선월과 나에게 사과하라고 하니 방문을 확 닫고 들어가버리더라. 
나와 선월은 뻘쭘하게 서있었고 아저씨가 대신 굽신굽신 사과하고 오빠의 방으로 들어가는데 
고성이 오가며 싸우는 소리가 들리더라. 
얼핏 들은 내용으로는 내가 아까 기억을 잃었을때의 일을 이야기 하는것 같았는데 엄마가 아니잖아!! 아니잖아!! 
이런 소리를 들었어.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었고 선월은 마른 침만 삼킬 뿐이였지. 선월이 피곤할테니 방으로 들어가자 하길래 
나는 선월의 팔을 밀쳐내고 계속 안의 이야기를 엿들었어. 
내가 기억을 잃었을때 내 몸에 들어와 있던게 박순자가 아니라는 내용. 그리고 남자의 목소리? 
나는 선월을 말없이 쳐다보았어. 선월은 난감하다는듯이 머리를 쓸어올렸는데 내가 이 이야기가 뭐냐 라고 묻자 
내일 아줌마 일행 오면 이야기 하자며 얘기가 길다고 했어. 지금 당장 이야기 하라고 화를 내니까 
내일이면 다 알게될테니까 하루만 참아보라며 방으로 들어가버렸어. 
선월이 내 이부자리와 자기 이부자리를 피더니 먼저 누워서 자버리더라. 
얘기 안해주려고 수 쓰는것 같아 이를 박박 갈고 내일 일어나서 보자 하고 나도 잠에 들었다. 

다음날 오전 일찍 우리는 아줌마 일행을 마중나갔다. 장군할머니와 벙어리 중년여자, 아줌마 셋이 차에서 내렸다. 
굿을 한다면서 왜 셋만 오는지 이상했다. 분명 그전에 얘기 하는걸 들었을때는 북쳐주고 꽹가리 쳐주는 아저씨들이랑 
상차림 도우는 분들이랑 인원이 엄청 들어간다고 얘기 들었는데 온건 세분이 다니 궁금했어. 

장군할머니는 여전히 딱딱한 얼굴이였고 인사만 겨우 받아줄뿐이였다. 아줌마가 어서 들어가자며 집으로 들어갔고 
마지못해 인사하는 오빠와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던 아저씨가 일행을 반가이 맞아주었어. 
나는 앉자마자 아줌마와 선월에게 빨리 숨기는걸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 아줌마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이였고 
선월은 헛기침만 해댔지. 어제 일을 이야기 하면서 내가 모르는게 도대체 뭐냐고 물었더니 
장군할머니가 이제 이야기 해줘라 얼마 안남았으니 됐다. 이러더라고.. 
선월이 먼저 입을 열었어. 난 그 이야기를 듣고 머리에 플러그가 나간듯 했다. 


그 이야긴즉슨. 

내 몸에는 박순자와 이름 모를 남자 영가 둘이있는데 나만 빼고 모두 알고있었더라고.. 
아줌마나 선월 모두 처음부터 두 존재를 느꼈는데 보통 한 몸에 두 영가가 들어가면 세력다툼으로 
사이가 아주 안좋은데 나같은 경우는 희안하게도 박순자가 돌아다니면 그놈이 아주 쥐죽은듯이 가만히 있었는데 
기운이 느껴지기에는 표면상 박순자가 쎄보여도 알짜배기로 힘을 축적하고 있던건 그놈이라고 했어. 
마치 박순자를 조정하면서 나쁜건 박순자한테 다 시키고 자기 혼자 실속은 다 차리는듯한 
마치 자기는 눈에 띄면 큰일이라도 나는듯이 아줌마와 선월이 오면 멀리 피해있다가 
뭔가 불리해질라치면 박순자를 방패삼아 나오고 그랬다며 아마도 내가 제일 처음 조우한게 그놈이고 
계속 그놈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가 이 집에 와서 눈에 띄게 박순자가 돌아다닌 거라고 얘기했어. 
뒤죽박죽이라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되는데 
결론은 내 몸속에는 박순자 혼자가 아니라 그놈이랑 두마리가 같이 있다는거잖냐고 하니 맞다고 했어 
이제껏 이야기를 안한건 그놈이 설치고 다닐 만큼이 되어야 떼어내기도 쉽다고 
일부러 서울까지 와서 그놈을 끄집어 낸거라고 내가 이 집에서 정신을 잃었을때 그놈이 이곳에서 완전히 
정체를 들어낸데에는 뭔가 확실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했어. 
우리에겐 박순자에 대한 실마리 뿐이였고 그놈에 대해서는 아무런 단서가 없으니까 이제부터 찾아야 한다고 했지. 
박순자는 날 괴롭히는 횟수에 비해 힘이 너무 없고 그놈은 갈수록 기세가 등등해져서 
아마도 박순자는 그것에게 뭔가 매여있는게 있다고 지금 알수 있는건 그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야기가 대충 끝나고 아저씨와 오빠가 들어왔다. 오빠는 뻘쭘한 표정으로 어제 일에 대해 사과했고 
나는 못들은척 그냥 넘겨버렸다. 
둘이서 무슨 말이 있었는진 몰라도 그 오빠는 나에게 굉장히 미안해하는 표정이였어. 
불현듯 아줌마가 그 오빠 손을 붙잡고 나지막히 이야기 했어. 너도 편하진 않았겠구나 하면서 어깨를 
툭툭 두번 털어주는데 내 눈에 뭔가 희미한 연기 같은게 보였다. 

굿은 이 집에서 안할거라고 얘기 했어. 내가 그 이유를 묻자 어짜피 이 집에서 굿 할 필요는 전혀 없었고 
그저 와본것 뿐이라고 박순자와 그놈 모두가 이곳에 연관이 되있으니까 당연히 와야 했던것 뿐이고 
생각외로 이곳에서 뜻밖의 단서가 있다고 했다. 

장군할머니가 오빠를 물끄러미 쳐다봤는데 오빠가 그 기세에 눌렸는지 주눅이 든것 같았어. 
장군할머니가 너는 왜 쓸데없는 짓을 해서 이 분란을 일으키냐 라고 말했어. 그 오빠는 영문도 모르고 혼이 나니 
얼이빠졌는데 장군할머니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혀를 쯧쯧 찼어. 
아저씨가 장군할머니에게 무슨 뜻이냐고 거듭 묻고 또 묻자 한참만에 할머니가 대답을 했다. 

니놈이 다 달고 와서 니에미도 죽고 집안이 쑥대밭이 됬구만 한놈도 아니고 두놈 세놈 
집구석이 사람의 집인지 귀신의 집인지 알수가 없다 라고 호통쳤어. 

나와 아저씨 그 오빠 셋은 입이 떡 벌어졌지 그건 또 뭔소린가 싶어서 
아줌마와 선월은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였고 뭔말인지 물을려고 하니 시간없으니 빨리 일어나자 라고 하고 
휭 하니 나가버렸다. 일행들이 다 나가고 나와 오빠 아저씨 세명만 반쯤 넋이 나가서 주섬주섬 일어나는데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어. 벙어리 아줌마가 회색 봉고차를 끌고 집 앞에다 댔고 우리는 다 그 차에 타서 이동했다. 

한 30분쯤 달린것 같았는데 서울 근교에 이런 시골같은 곳이 있었나 싶은게 꾸불꾸불한 도로를 계속 가더니 
커다란 간판으로 굿당이라고 써있는 곳에 도착해서 내렸다. 
벙어리 아줌마는 능숙하게 차를 주차하곤 우리를 따라왔는데 굿당이라고 해서 난 엄청 쌀벌한 곳일줄 알았는데 
그냥 시골집 같이 생겼다. 그 집 마당에는 엄청나게 큰 아름드리 나무가 있었는데 보기만해도 을씨년스러운게 
아마 계절탓도 있겠지만 잎사귀 하나 없이 앙상한 회색빛 나무가 아주 흉물스럽게 생겼었어. 
한참 그 나무에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장군할머니가 뭘 넋놓고 있냐며 호통을 쳐서 
죄송하다 하고는 얼른 집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거실에 앉아있었고 아줌마와 할머니 선월은 다른 방으로 가서는 한참후에 선월만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오빠보고 들어오라고 손짓했어 오빠는 쭈삣쭈삣 하더니 아저씨가 고개짓을 하자 그제서야 들어갔어. 
방에서 말소리 같은게 들리더니 우당탕탕 소란이 났다. 아저씨가 놀라서 방문을 열려고 하니까 
방문이 잠겨서는 열리지 않았고 계속 그 오빠의이름을 부르면서 괜찮냐고만 소리쳤어. 아저씨가 문을 부술듯이 치자 
가만히 앉아있던 벙어리 아줌마가 아저씨 등을 툭 치며 시끄러우니 잠자코 있으라고 했어. 
순간 난 그쪽으로 쳐다보며 아줌마 벙어리 아니네요? 라고 말해버렸다. 
그 아줌마는 씩 웃으며 쓸데없는 말 하려고 달린 입이 아니니까 라고 짤막하게 얘기하고는 다시 앉아있었다. 
아저씨는 계속 얼굴이 하얘져서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는데 
얼마후 방문이 빼곡 열리더니 얼굴에 온통 땀범벅을 한 오빠가 나왔다. 

쓰러지듯이 자리에 앉아서는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호들갑을 떨며 
괜찮냐 무슨일이냐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었다. 
선월이 뒤늦게 나오자 아저씨는 또 선월에게 매달려서 무슨일이냐 하니 
세분이 쪼로록 나와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했어. 

그 집에는 귀신이 둘이 있는데 하나는 오빠의 어깨 위에 늘 붙어다니고 하나는 안방에서 아주 눌러있는데 
아직까지 큰 해는 안끼치고 살았나보다 라고 했어. 그중에 하나가 방에서 튀어나와서 소란을 피고 도망가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는데 세분이 꾹 누르고 있어서 도망도 못가고 쭉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네들은 친구라고 
원래는 셋이였는데 한놈이 나가버려서 그동안 쭉 둘이였다고 따로 해끼치지도 않았고 있는듯 없는듯 잘 있었는데 
왜 자기들을 내쯪으려고 하냐고 사정하더란다. 그래서 아줌마가 니들 셋이 박순자 죽이지 않았냐 라고 하니 
펄쩍 뛰면서 우리는 아니라고 자기들은 그저 이곳에서 머물고 싶었을 뿐인데 셋중 하나 나가버린 놈이 
원래 죽기전부터도 성질이 고약하고 못됬었다고 그놈이 수 쓴거라며 핑계를 대더란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어렸을때부터 친구였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트럭에 받혀서 셋다 그자리에서 죽었다고 
그렇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다가 어느 흉가에 자리 잡고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맛있는 냄새가 나서 간곳에 
이 집 오빠가 있었다고 했어. 친구들이랑 담력시험 한다며 귀신을 부를거라고 쑈를 했는데 나름 상차림도 하고 
아주 몸에 씌여주길 바라는듯이 무방비 상태였다고 했어. 셋은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치우고 
술에 취해 헤롱거리는 오빠 몸에 셋이 꾸물꾸물 들어가서 왔다고. 
그 말을 하던중 오빠가 멈칫하더니 그맘때 일정이 더 남았었는데 몸이 너무 무겁고 아파서 
자기 혼자 먼저 집에 왔었다는 이야기를 했어. 

아저씨는 그런 얘길 첨 들었는지 깜짝 놀란 눈치였고 오빠는 많이 놀랐는지 몸을 가끔 떨 뿐이였다. 
우린 아무말없이 한참을 앉아있었는데 장군할머니가 내일 밤에 시작해야겠다 한마디 하시니 모두가 끄덕였어. 
내가 굿이요? 하니 선월이 고개를 까딱했다. 아저씨네에 붙어있는 귀신들은 세가 약해서 
크게 걱정 안해도 떨어져 나갈거라며 천도굿으로 원한없이 보내주겠다고 했어. 
그동안 먹고 싶은거 세상구경 다 했으니 크게 미련같지 않아도 되지않겠냐며 오빨 보고 씨익 웃으니 
오빠는 왠지 고갤 푹 내렸어 아마도 오빠에게 붙어있는 놈중 하나에게 하는 말이였을거라고 생각했다. 

할 일이 많았는지 그날 밤부터 준비가 시작되었는데 나나 아저씨 가족은 별 도움이 안되서 
각자 방에 들어가 쉬기로 했어. 내일 있을 의식때문에 체력도 비축해둘겸이니 미안해하지말고 쉬라길래 
들어오긴 했지만 영 신경쓰이고 잠이 쉬 들지않았어. 
밖은 뭔갈 옮기는 소리 뚝딱거리는 소리 놋그릇 부딪히는 소리등 부산하기 짝이 없었는데 
그 소리가 점점 멀어져가늘거 같더니 잠이 스륵 오더라. 
가수면 상태? 라고 하나 잠은 자고있는데 모든 감각이 살아있는 느낌. 

불쾌한 느낌은 아닌거보니 가위는 아닌것 같은데 잠을 자고있는거 같은데도 눈과 귀가 열려있는 상태였어. 
보통 그런 경우엔 몸이 안움직여 지는데 희안하게도 손과 발이 꿈틀댈수가 있더라고 그게 뭐라고 신기했던지 
난 손에 모든 감각을 집중해서 손가락을 한개 움직이면 두번째를 움직이고 해서 한손을 잼잼 할수있게 만들었다. 
그런데 창문에서 써늘한 바람이 휙 들어오더니 얇은 면 커텐이 펄럭.. 
자연히 그쪽으로 시선이 따라가게 됬는데 면커튼 사이로 희미한 형상이 보였다. 

순간 느낌이 좋지않아서 몸을 일으켜세우려 했는데 손만 겨우 움직인터라 몸은 못에 박힌양 꿈쩍도 하지않았어. 
입에서 으으으 하는 신음이 흘러나왔는데 다시 시선을 돌리니 커튼쪽엔 아무것도 없는게 아닌가.. 헛걸봤구나 하고 
마저 이 가수면상태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한후 반대편 손을 움직이려고 얼굴을 돌리는 순간 
긴 치마단이 손끝에서 보이는게 아니겠어?..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떴는데 그자리 그대로 치마단이 있었다. 
치마단은 공중에서 약 10센티 정도 떠있었는데 그정도 틈이면 발이 보여야 하는데 없었다. 

사람 심리가 참으로 고약한게 무서움을 느끼면 자기도 모르게 눈을감아 상황을 피하려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굳이 안봐도 되는걸 보려고 하더라.. 
공포영화에서도 꼭 안봤으면 될걸 꼭 궁금해서 봤다가 명을 단축시키는걸 보면서 멍청하다고 했는데.. 
나도 역시 그 바보중 하나였어. 치마단을 따라 시선이 쭈욱 올라갔는데 날 내려다보는 여자의 얼굴이 들어왔다.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지만 외상으로 더럽혀진 얼굴은 아니라 비교적 깨끗하게 볼만했다. 

늘 내앞에 나타나던 존재는 심연의 구덩이 같은 뻥 뚫린 두 눈 너덜거리는 살점 지독한 냄새를 동반하거나 
내 기를 빨고 형체가 잡힌 모습이였어도 늘 흉측한모습 그대로였는데 이번엔 뭔가 다른듯 했어. 
이곳에 있는 지박령인가? 생각한 순간 그것이 곧 부서질것 같은 입을 떼어 얘기했어. 
"하지마. 다 죽을거야 하지마" 
다짜고짜 뭘 하지마란거야 생각하는데 얼굴이 많이 낯이 익는거야. 목소리도 어디서 들은것 같았는데 
순간 그게 박순자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심호흡을 크게 쉬고 입술에 감각을 모아 
한자한자 또박또박 이야기했어. 마치 재활이라도 하는듯 힘들었지만 말이다.. 

박순자가 맞냐고 물으니 그것은 날 내려다 본 상태로 고개를 끄덕였어. 묻고싶은게 많아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하나 머릿속이 정리가 되질 않았는데 박순자가 다시 얘기했다. "멈춰. 도망가. 나오면 다 죽을거야"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자.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 날 가르키고 방문이 스르륵 열렸는데 
오빠와 아저씨가 묵는 방쪽으로 손가락이 향했어. 순간 굉장히 슬픈 얼굴로 변했는데 내가 다시 물었다. 
나와 오빠가 다친다는거냐 묻자. 짧게 "죽어" 라고 얘기했다. 
어째서 우리가 죽냐고 하니 그놈을 건들이면 다 죽을수밖에 없다 라는 말만 하고는 미끄러지듯 방문 앞에 섰어. 

마치 뭔가에 갇힌것처럼 더 나아가질 못했는데 굉장히 슬픈 뒷모습이였다. 날 괴롭혔던 그 미움은 어디로 가고 
내가 그리워했던 엄마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동정심이 샘솟았는데 순간 몸이 탁 풀리는 느낌이 들더니 
온몸이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 졌어. 몸을 일으켰는데 몸이 굉장히 가벼운 느낌이라 날아갈것만 같았는데 
그녀뒤로 선 내 발끝이 사뿐해서 신기해 이리저리 몸을 돌려본 순간 난 충격을 먹었다. 
내가 그대로 자리에 누워있었으니까... 

당황한 나는 그게 유체이탈이라는걸 알았지만 다시 들어갈 방법을 몰라서 어쩔줄 모르고있는데 
순간 내 몸으로 박순자가 빨려들어 갔다. 뒷통수를 쎄게 맞은 느낌으로 당했다! 하고 느끼는 순간 
누워있던 내 눈이 번쩍 떠지더니 일어나는게 아닌가. 내 몸을 돌려달라 소리쳤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듯 무표정으로 일어나 자연스레 방문을 나갔다. 

난 쫒아가고 싶었지만 박순자처럼 뭔가가 막고있는것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어. 
내 몸을 뺏겼다는게 충격이였지만 내 영혼이 이방에 갇혀 있다는것도 굉장히 미칠거 같았다. 
머릿속엔 난 이제 어찌되는건가 선월은 날 알아보겠지? 유령인 날 알아보겠지 하며 별생각을 다 하고 있는데 
아저씨네 방문이 삐걱 열렸어. 
이상하게도 마당쪽에 사람들이 있어서 불빛이 있을텐데도 매우 컴컴했고 어스륵한 달빛만 들어올뿐이였다. 

심지어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거든 그 부산한 소리는 커녕 벌레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니까.. 
방에 들어간 내 몸 그러니까 박순자는 한참을 누워있는 오빠와 아저씨를 물끄러미 바라봤어.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바닥으로 내리더니 오빠의 머리를 쓰다듬는게 보였다. 

한참을 어루만지고 훌쩍훌쩍 우는거 같더니 아저씨 쪽으로 가서 손을 부여잡는거 같았어 
이윽고 고개를 떨구더니 펑펑 우는게 아니겠어. 그정도로 우는데 두사람이 깨지않는것도 이상하긴 했지만 
순간이라도 내 몸을 뺏긴걸 잊을정도였어 그 오열은 내 평생 두번 다시 못볼 보고있는 나까지 자연스레 
눈물이 떨어질거같은 슬픔이였다. 그 울음소리는 내 몸에서 나왔지만 내것이 아니였어. 
그러더니 두사람의 이부자리를 매만져주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나에게 고맙다는듯 눈인사를 하고는 내 몸에서 빠져나왔고 나는 자연스럽게 내 몸으로 빨려들어 가는 느낌이 났어 
그리고 눈을 떴는데 꿈인지 현재인지 분간이 안가서 박차고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 
바깥은 아까처럼 부산함 자체였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꿈이였구나 하고 있는데 입에서 짠맛이 났어. 
거울을 보니 눈과 입이 엄청 흉하게 퉁퉁 부어있었는데 진짜 내 몸으로 박순자가 울었던건가 싶었다. 
그게 진짜였다면 꿈이 아니였다면 난 진짜 그렇게 몸을 뺏길수 있는건가 하는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다 돋았다. 

난 신발을 신고 마당으로 달려나갔다. 붉은빛의 가로등과 마당으로 연결 되어진 백열등 여러개가 빨래줄에 걸쳐져 
낮처럼 환했다. 그에 대조 되는듯 나무로 무성한 굿당 주위는 칠흙같은 어둠이여서 더 으스스 했던거 같다. 
마당에 있던 흰 고목 앞에 큰상이 하나 놓여있었고 바깥에 딸린 구식 부엌에서는 상차림 준비가 한참이였다. 
왠지 아줌마와 선월은 보이지않고 장군할머니 일행만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이리저리 둘러보던중 
누군가 내어깨에 손을 얹어 깜짝 놀란채 뒤를 돌아보았더니 선월이였다. 

선월은 작은 눈을 더 가늘게 뜨며 웃더니 안자고 왜 나왔냐고 물었다. 
난 아까 전에 겪었던 일을 빠짐없이 이야기했고 선월은 왠지 놀라지도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담담히 듣기만 했다. 내 이야기가 다 끝난후엔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 나누듯이 그랬구나 알겠다 하고는 
별일 없을테니 이만 들어가 자거라 했다 선월이 그렇게 말하는게 이상했지만 그가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거 보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게 되는게 선월은 나에게 그저 큰 믿음 그 자체였나보다. 
왠지 아까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방에 들어갔다.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 나서 눈을 떳을땐 다음날 아침이였다. 
밥 먹으라는 소리와 함께 선월과 거실로 나가자 벌써 모두가 일어나서 식사준비 였다. 다들 자리에 앉자마자 
부산히 밥을 먹었는데 왠지 모를 긴장감에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우리와 오빠네 일행 외에 
의식을 돕는 여럿이 더 자리에 함께 했고 그중에 북을 치는 새치 가득한 나이 좀 있어보이는 아저씨는 
내가 나오자 에구 어린것이 고생이 많구나 하며 혀를 쯧쯧찼다. 

장군할머니는 눈을 흘기며 입방정 떤다는 표정으로 쏘아봤고 아저씨는 겸연쩍어 하며 마저 숟가락질을 했다. 
아무말없이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다과가 나오자 아줌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가을이니 해가 금방 떨어진다며 해지기 전에 일을 끝내야하니 준비는 다됬고 
1시간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얘기했어. 나를 쳐다보는 아줌마의 눈빛이 잠시 일렁이는거 같더니 
식이 시작되면 많이 힘들꺼라며 시키는데로만 집중 잘하면 큰일은 없을거니 안심하라고 했다. 
안도하라는 말이였겠지만 난 무척 긴장했고 벙어린줄 알았던 제자아줌마에게 이끌려 방에 들어갔다. 

입으라 하길래 주섬주섬 입고 있는데 국민학교 2학년때 돌아가신 할아버지 장례식때 엄마 몰래 남은 소복 줏어입다 
혼난 기억이나서 피식 웃었더니 제자아줌마가 웃는거보니 이제 제법 강심장이 된거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난 아줌마도 말 못하는 벙어린줄 알았더니 말도 잘하신다며 말대꾸를 했다. 
아줌마는 피식 웃는걸로 대답을 대신했고 옷 매무새를 잡아주면서 나지막히 속삭였다. 
행여 네 몸에서 벗어나게 되거든 멀리 떨어지지말고 손이라도 붙잡고 있으라고 했다. 

당황하다가 그자리를 벗어나게 되서 영영 못돌아올지 모를거라면서 말이다. 
아마도 어제 겪었던 유체이탈을 얘기하는것만 같아 마른침이 삼켜졌다. 뭔가를 더 얘기하려다 됬다며 
그냥 휭 나가버리는 아줌마가 좀 찝찝했지만 바쁘니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마당에는 늙은 고목에 티브이서나 보던 서낭당처럼 오색 띠가 매달려 있었고 각종 무구와 돼지머리를 비롯한 음식이 
가득한 큰상에 북이며 꽹가리등 악기를 들고 큰 멍석에 하나둘씩 앉아 준비를 하고있었다. 
시장통처럼 정신이 한개도 없었는데 집에서 화려하게 치장을 한 아줌마가 나왔다. 

가뜩이나 매섭게 생긴 눈초리가 진한 화장을 해서 그런지 더 날카롭게 생겼고 요상한 꿩깃털을 꼽은 모자에 
알록달록한 색동옷을 몇겹씩 입은것 같았다. 아줌마의 얼굴도 그닥 평화로워 보이진 않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더니 장군할머니가 혀를 끌끌 찼다. 선월과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 그런 아줌마를 넋을 잃고 봤는데 
그런 우리를 봤는지 아닌지 눈길 한번 주지않고 너른 마당으로 나섰다. 
잠시후 모든 준비가 다 끝났는지 서있던 아저씨와 오빠를 힐끗 쳐다보더니 오빠를 불러세웠다. 
예상보단 담담하게 그곳으로 불려나간 오빠는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애써 참고 있는듯 했다. 
오빠는 죄인같이 멍석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았고 아저씨는 불안함에 어쩔줄을 몰라했다. 
아줌마의 헛기침인지 기합인지 모를 소리에 식이 시작된듯 하다 뭐라뭐라 알쏭한 주문처럼 한참 뭔가 말을 하는데 
대충 듣기로는 아줌마 몸에 있는 조상님을 불러내는듯 했다. 한손에는 무구를 쥐고 
다른 한손에는 버드나무 같은걸 쥐고 있었는데 그걸 높이 쳐들자 북치는 소리가 둥둥둥 울렸다. 
북소리가 점점 거세지자 갑자기 급사해 죽었다던 그 두남자를 부르는듯 했다 

아줌마가 불러낸 두 남자 중 한남자가 몸에 들린듯 했다. 
그는 연신 아퍼 아퍼 이랬는데 아프다고 할때마다 부들부들 떨었다. 너는 누구냐 하니 이름석자를 이야기 했는데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죽었다고 했다. 
자기는 머리가 깨져서 바로 죽었는데 본드를 불고 술을 먹고 달리다가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혀 죽었다고 했다. 
선월이 물었다 어찌하여 구천을 떠도는 것이냐 본디 있어야 할 곳으로 가야할것 아니냐 하니 
처음에 붙어온 오빠한테서 장난 좀 치고 가려했는데 젊은놈 몸안에 있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눌러앉기로 했단다. 
학교도 가고 살아생전 좋아하던 술도 먹고 너무 재밌었다고 이젠 가도 좋다고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아줌마 몸에서 나갔는지 부르르 떠는 사이 북소리가 몇번인가 둥둥 거렸고 이내 하나가 더 들어온듯 했다. 
그 남자는 첫번째 남자와 달리 불만이 많았다. 들어오자마자 소리를 계속 질러댔는데 목이 아프다고 했다. 
맨뒤에 타 있어서 멀리 날아가서 죽으며 목이 부러졌다고 했다. 
그래서 인지 아줌마 목이 덜렁덜렁 거리는 듯 덜컥 거렸는데 모습이 너무 기괴해서 소름이 다 끼쳤다. 
불만 많던 그 남자는 아직 해보고 싶은게 많은데 왜 가야하냐며 안가겠다고 버티니 
선월이 너희때문에 박순자도 죽고 가정이 파탄 났는데 구천을 떠돌 생각을 아직도 하는 것이냐며 호통을 치니 
나는 아니야 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자기는 박순자 죽음에 관여가 없다고 하더니 이름 석자를 무서우리만큼 빠른속도로 되뇌였다. 
그 이름이 나머지 하나의 이름이냐 물으니 갑자기 딱 멈추고 히히 거리며 자지러지게 웃었다. 
웃는 소리가 머리가 아플 정도로 울림이 커서 내 속이 너무 메스꺼웠다. 
오빠는 그런 모습을 보며 덜덜 떨고있는것이 보였고 아저씨는 눈을 질끈 감고 앉아있었다. 
선월은 웃는 소리에 개의치 않고 계속 큰소리로 질문을 했다. 그놈이 박순자를 죽인것이냐 하니 
그 남자는 나는 몰라 나는 몰라 하며 이죽거렸고 이내 몸에서 튕겨져 나간듯 했다. 
아줌마가 돌아왔는지 헛기침을 두번하고는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때부터 그 두 남자를 위한 의식이 시작됬다. 아줌마는 빠른말로 한남자씩 이름을 부르며 갑자기 오빠의 어깨를 
버드나무로 내리쳤눈데 오빠가 휘청거리는게 보였다. 그리고 또 한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버드나무로 
오빠의 남은 한쪽 어깨를 쳐냈더니 오빠가 휙 쓰러지더라. 아저씨는 어깨를 부축해 자리에 뉘였고 
아줌마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주문같은 말을 계속 읇조리며 그들이 좋은곳으로 가기를 빌었다. 
아저씨도 같이 두손을 비비벼 기도를 했고 그렇게 그 두남자는 간듯했다. 두시간 가까이 그런 행위를 해서 그런지 
아줌마는 무척 지쳐보였다. 그런데도 물 한모금 들이키지 않고 정성을 다 하는것 같았다. 
귀신이긴 해도 젊어 객사를 당하고 구천을 떠도는게 안쓰러워서 였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끝이 나는지 알았는데 그렇게 하고도 뭔가 의식이 굉장히 길어지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직 끝이 난게 아니였는지 아줌마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몸과 팔을 흔들어 댔다. 
북과 꽹가리 소리가 점점 커지고 굉음을 내는 순간 아줌마의 입에서 박순자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순간 머리가 띵해지며 가슴이 쿵쾅 거렸는데 뭔가가 나를 잡아당기는 느낌에 앞으로 힘없이 고꾸라졌다. 
머리가 너무 아프고 속이 메스꺼워서 일어나질 못하겠는데 선월이 다가와서 날 부축하며 일으켜 세웠다. 
앞이 흐릿하고 뿌얘서 비틀거리며 어찌저찌 일어섰는데 불호령 같은 노파의 음성이 아줌마의 입에서 터져나왔고 
박순자의 이름을 다시 한번 외치자 내 몸이 갑자기 꼿꼿이 섰다. 
난 몸에 힘을 하나도 주지 않았는데 막대기 처럼 뻣뻣이 서있는게 너무 당황스러워서 내 몸을 내려다봤는데 
내가 발끝으로 서있는게 보였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난 발레도 하지않았는데 발끝에 체중을 실어서 설수있다는게 가당치도 않으니 
내 입에서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런데 그것은 내 울음소리가 아니였다. 
중년여자의 울음소리 박순자의 울음소리였다. 
그 당시 내 몸은 나와 박순자를 둘다 담아 이야기 할수가 있었던것 같다. 
나이자 동시에 박순자라고 하는게 맞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지만 그것은 박순자이고 
나는 내 의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었으니까. 그 느낌은 지금도 설명하기가 어렵다. 
글로 푸는건 위 설명이 고작이고 표현력이 부족해서 인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출처 : - ... - 모해유머커뮤니티
링크 : http://www.mhc.kr/650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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