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스레딕]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 1편
날짜 : 2017-08-10 (목) 12:56 조회 : 58 신고

건강해 보이는 등치에 비해 골골 거렸던 나는 맨날 아프다는 소리 때문에 친구들이 싫어했지 
그렇다고 음침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친구가 많이 없었어 
게다가 가정불화로 인해 엄마는 돌아오질 않았고 
아빠라는 작자는 한달에 두어번 집에 와서 천원짜리 몇장 던져놓고 가는게 다였다. 
그래서 늘 집에 혼자 있거나 인근에 살던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가는게 다였어 

그러다 학교 근처에 있는 교회를 같은 반 친구가 전도해서 다니기 시작했는데 
친가 외가가 다 크리스찬이고 친가는 목사, 집사, 권사 다 있는 집안이라 
어려서부터 교회 가는거에 거부감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기독교인들의 오지랖 같은게 늘 밥맛이였고 그들의 모순에 의구심을 많이 품다보니 
그 친구와 가는 교회활동은 그저 여러사람 사이에 끼고싶었던것 단지 그것 뿐이였다. 

아빠가 몇주후 집에 왔다 
엄마가 집을 나간지 약 세달이 채 되지 않았을때 
한쪽 다리를 저는 여자를 데려와서 그 단칸방에서 같이 살게되었다. 
그때부터 내 인생이 더 우울해졌던거 같았다. 
난생처음 집을 나가서 갈곳이 없어 혼자 교회 지하실에 갔다. 

지하실에는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도 있었고 예배 보는 곳에 방석도 있고 
그래서 쌀쌀한 추위는 면하고 잘수있겠다 싶어 들어갔지. 
그리고 교회라면 왠지 혼자 있어도 기분 나쁜 무언가가 나타나진 않았을거 같았다 

그 시간엔 아무도 없을테니까 피아노 발판에 보면 소리 죽이는게 있었는데 
소리를 죽이곤 이것저것 쳐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시간을 떼웠어. 

그러다 위에서 발자국 소리 같은게 났어. 
황급히 피아노쪽 형광등을 내리고 숨죽이며 강단 뒤로 숨었지 
왠지 들키면 집에 보내질것 같아서 말야 그시간에 올 사람은 없을테고 
조그만 교회라 경비도 없는데 예배당은 지하실과는 독립적인 별채라 
학생부 외에는 잘 들어오지 않던 곳이라 내가 있는걸 들켰나 싶었다. 

저벅 저벅 발소리가 지하실 문쪽에서 멈춘것 같았다 
끼익하고 둥근 쇠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는데 너무 조용해서 그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어. 
계단으로 누군가가 조심조심 내려오더니 거기 누구요! 하고 작게 외쳤다. 
목사님인것 같아 계속 숨어서 나가길 기다렸지 몇번인가 배회하는 소리가 나더니 
다시 나가는 소리가 들려서 그대로 방석을 모아 깔고는 숨어있던 그 자리에서 잠을 청했다. 
형광등도 못키고 하니 엄청나게 깜깜해서 
지하실 문에 비치는 가로등의 붉은 빛이 계단으로 반쯤 내려오는거에 의지해서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했는데 왠지 모를 한기에 잠을 이룰수가 없었어. 

무섭다 생각을 해서 그런것 같아 애써 태연한척 하는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에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줄 알았다 
비명을 가까스로 참고 고개를 들었는데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소리가 난쪽을 계속 응시하니까 조금씩 주위가 밝아졌는데 그게 피아노 뚜껑이 내려간 소리더라고 
흰건반이 안보였으니까 확신했지 한시름 놓고 다시 누웠는데 갑자기 온몸의 털이 다 섰다. 
그 육중한 뚜껑이 것도 두번 접히는게 스스로 닫힌다는게 이상하잖아? 

그때부터 공포가 시작됬다. 구석구석에 속삭이는 소리 옷깃이 스치는 소리 같은게 들리고 
등쪽이 갑자기 시려워 졌다 사라지는것도 누군가 내 머리카락 한올을 당기는 느낌. 
지금 생각하면 전형적인 공포분위기에 누구나 느껴지는 상황들이겠지만 
그땐 그 낯선 공포가 너무 두려웠다 
왠지 뒤를 돌아보면 큰일 날것 같아 서서히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양쪽으로 갈라진 예배 의자 사이의 통로 측에 거무튀튀한 뭔가가 기대어 있는것 같았다 

순간 너무 놀라서 헉소리가 났는데 그게 서서히 모습을 들어내는것 같아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주위를 더듬었는데 무언가가 탁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났고 
위쪽에서 빠른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지하실 문이 열렸다. 
눈을 뜨니 그 형체는 없었고 나는 반사적으로 예배 의자 밑에 숨었는데 또 거기 누구요 하는 소리에 
마른침을 삼키고 엎드려 있었는데 저벅저벅 발소리가 내쪽으로 점점 왔다 
내가 죄지은것도 아니고 이렇게 까지 숨어야하나 생각이 드는동안 내 앞에서 발소리가 탁 멈췄다 
그래서 나는 나갈요량으로 발소리가 난쪽을 응시했는데 발이 안보였다. 분명 이쪽에서 소리가 났는데 

발이 없다는게 이상했거든. 아무래도 내가 제정신이 아닌거 같아져서 몸이 떨려오는데 
나지막히 끄그그그그하는 소리가났다 
염통과 항문이 같이 쪼그라드는게 진짜 눈물이 막 터져나왔다 
나무를 쥐어뜯는 소리? 이를 가는 소리? 같은 그 괴음이 날 피말리던 중에 
엎드려서 얼굴을 파묻고 있는 내 머리가 갑자기 차가워지는걸 느꼈다. 
순식간에 머리를 확 처들었는데 시발 내 눈앞에 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뻥뚤린 
뭔가랑 눈이 마주쳤는데 헉소리도 안나오게 무서워서 그대로 기절했던거 같다. 

일어나보니 엄청 뜨거운 방에서 내가 자고 있었고 목사님이 정리하러 내려왔다가 
의자 밑에 다리가 반쯤나와서 누워있는 날보고 안채에 데려다 노셨다고 
깨어난 나에게 묻길래 그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이해해 주셨다 
근데 목사님이 날 발견한건 아침이였다고 해서 새벽에 안오셨냐니 
그시간엔 자지않겠냐며 말씀 하시기에 
분명 그 시각 추정하건데 3시에서 4시정도에 발소리도 나고 누구있냐 소리도 들었다 하니 
그시간에 교회 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길래 더 오싹해지더라 

그리고 나는 며칠 안채에 얹혀있으며 학교를 나갔는데 아빠는 찾으러오지도 않아서 
그렇게 한동안 다니다 스스로 겨들어가 매타작을 3시간 당하고 나서야 용서받았다. 
후에 아빠가 데려온 여자가 아빠한테 맞아서 머리통이 터지고 
그 피가 벽지에 묻을정도로 싸우고 나선 그 둘도 집에 안들어오더라 
차라리 잘됬다 치고 중2 여름방학까지 그 집에서 거의 혼자 살았는데 
그후로도 자꾸 뒤꼭지가 간질간질 하다던지 
다 자는 시간에 방바닥에 발이 쩍쩍 붙는것 같은 발소리 
잘때 틀어놓던 어린왕자 내레이션 카세트 테이프가 스스로 감긴다던지 
도마가 혼자 떨어지거나.. 스스로 우연이라고 일축하면서 그 공포를 이겨내곤 했다 

여름방학 시즌이 시작했을때였나? 
그때 당시 티비에서 토요미스테리가 엄청 인기였는데 그날이 아마 3화였던가 그랬을거다. 
어김없이 혼자 누워서 시청을 하는데 잠이 든건지 뭔지 
아리까리한 느낌 때문에 정신이 좀 들었는데 상황이 뭔가 이상했다. 
나는 지금 자고 있다 라고 인지하는것 같았는데 티비 소리, 밝은 불빛등이 다 보였고 
고개가 돌아가는건지 아님 눈만 돌아가는건진 알수없지만 방 전체가 다 보이는 이상한 경험이였다. 

티비 맞은편에 5단짜리 서랍장이 있었는데 난 개인적으로 구질구질한걸 되게 싫어해서 
모든 가구 위에 뭘 올려놓는걸 싫어한다 
근데 서랍장위에 이상한 털 같은게 있어서 한참을 노려본 후에야 그게 가발? 머리 같은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조금씩 들썩들썩하더니만 뭔가가 허연게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허옇게 검은 얼굴 같은게 서서히 서랍장에서 솟아나는것 같았다. 

그게 다 나온후에야 교회에서 봤던 거지 같은 뭔가라고 알아챘고 
티비에 푸른 불빛이 반사되서 그 허연얼굴에 뻥 뚫린 눈이 야광파랑처럼 빛나서 더 또렸해졌다 
그것이 귀신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꿈을 꾸는거다 나 자신을 꾸짖었지만 의지대로 되는 상황이 아니였거든.. 

그것이 서랍장에서 내려왔을때는 키가 거의 천장에 닿을정도로 커져있었는데 
그것이 걸을?때마다 엄청난 악취가 풍겨져왔다. 
아직까지도 그것에 견줄 악취는 맡아보질 못했다. 
그게 소위 말하는 시체 썩는 냄새일까 싶은데 
어렸을적 할머니 댁에서 손질하던 홍어냄새의 약 50배는 될 정도의 휴.. 
숨을 입으로 들이켜도 냄새가 나는듯 하는데 구역질이 나고 현기증이 나는데도 
나는 몸을 내 의지대로 할수가 없었어 
그 무기력함 좌절감은 아 그냥 나는 죽어야겠다. 죽는게 더 낫다는 생각까지 들게했는데 
그것의 형체는 움직일때마다 물결치는듯 잔상이 생겼는데 
이상하게 얼굴을 제외하고는 전부 그런 현상이였다. 
그래서 내 정신이 더 혼미해지는것 같고 점점 내 자신을 놓게 되더라 

그러다 그것이 길고 막대기 같은 손을 뻗어 내 이마를 살짝 그었는데 
머리가 반으로 쪼개지는 고통에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나는 그 악몽에서 벗어날수 있었고 일어난 순간 
엄청난 두통과 물에 젖은 솜 마냥 축쳐지고 온몸에 식은땀이 났는데 
그 땀이 식으며 스산한 그 느낌이 너무 기분 나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불을 켰다. 
그 고통스러웠던 긴 시간이 웃기게도 미스테리 극장 2부 사연이 막 시작하는거 보니 
한 5분 정도 밖에 안되는것 같더라. 
머리가 너무 아파서 불만 켜고 겨우 잠에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그것과의 제대로 된 첫대면인것 같다 

그후로 매일 시달리게 되었다. 내 생활은 갈수록 피폐해졌고 몰골은 말이 아니였다. 
잠을 제대로 못잔데다, 애비라는 작자가 돈 한푼 주지않고 반찬이며 쌀이며 집에 
남은건 하나도 없어서 한동안 매일 굶다시피 했고 가끔 오던 인근의 친한 친구가 내 몰골을 보고 
어머니께 이야기해서 당분간 끼니를 해결해주었기에 그나마 버틸수가 있었다. 

그것은 점점 내 생활을 잠식했는데 자고 있을때 깨우는 정도까지 갔다. 
악취에는 점점 무뎌진건지 냄새가 나질않는건지 악취가 나지않아도 
그것은 내 시선이 닿는곳에 있었고 내 배 위에 서서 매우 빠른 속도로 제자리 뛰기를 하거나 
무엇을 먹는듯한 이상한 행동도 했는데 언제가부터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걸 느끼게 되었는데 
어느날은 문드러져 있던 코와 입이 올라와 있는걸 보게 됬다. 
그날도 어김없이 티비 불빛에 비쳐 나타났는데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건냈다. 
성대가 없는것처럼 이상한 소리였는데 말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 소리가 너무 섬뜩해서 
아 진짜 이건 이세상의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하루가 이틀이 지나고 며칠동안 그것의 소리가 귀에 익숙해질때쯤 뭐 난 거의 미쳐있어서 였겠지만 
그것이 말하는게 원하는게 뭔지 알수있게 되었다 

문장을 완벽히 구사한다는것 보다 단어를 조각조각 맞추는 식이였는데 
주로 자주 나오는 단어는 불러. 나의것. 양분을. 돕다. 이런 거였는데. 
내가 끼워 맞춘 바로는 양분 같은걸 주면 돕겠다. 또는 너는 내것이니 양분을 주는걸 도와라 
뭐 이런식인것 같았다. 
매일 본다고 정이 든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대신 보는 횟수가 잦아질때마다 
흉측하고 알아볼수 없던 생김새가 조금씩 멀쩡해지고 있어서 
구역질 나고 소름 끼치던게 조금씩 양호해져 가는것 뿐이다 
그것을 피해 낮에 자고 밤에 활동도 해봤는데 우리집이 반지하라서 그랬는지 
딱 한번 안나왔을뿐 무슨 대수냐는듯 낮에도 할 일에 충실했다. 
그렇게 좀 지나고 여름방학이 거의 끝날무렵 아빠라는게 돌아왔다. 
밥은 얻어먹고 다녔어도 체중이 오히려 줄어들어 거의 뼈가 앙상했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서 몰골이 말이 아니였다. 
내 모습에 잠시 놀랐는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더니 양심이란게 있긴 했는지 
그날 고기를 사먹이곤 이튿날 한의원에 데려가서 진찰을 받게 하더군 

아 그리고 그날 아빠가 있을때는 편하게 잤다. 한번도 안시달리고. 
한의원에 가서 맥을 잡는데 눈도 까보고 숨도 쉬어보라 하고 이것저것 시키는데 
혈순환이 안되서 손발이 차고 어쩌고 하며 기가 단전에서 딱 막혀있다나 그래서 
양기가 전혀 돌지않고 뭐 그런 얘기를 했는데 그 시장통에서 30년 해먹은 할배라 
이야기도 참 어렵게 하더라 뭔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침을 여러방 맞고 약을 지어왔는데 
보약을 해먹이라고 했는데 꼰대가 그런걸 해줄거란 기대는 일찌감치 접었다. 
그렇게 집에 왔고 나에게 시골 친가에 가서 학교를 다니라는 말을 했다 
이곳에서의 삶이 정상적이지 못했고 
학교에 다닐 자신이 없었기에 그러겠다 했다. 
아마도 이곳을 벗아나야 한다는 집념이 커서 며칠새 준비를 하고 친가로 내려갔다. 


그곳에서도 난 환영받지 못했는데 예전부터 엄마를 달가워 하지 않던 친가 사람들에게 
나는 그저 집 나간 여편네가 남긴 애물단지였고 난 콩쥐마냥 할머니의 밭일부터 
집안 청소까지 해야만 했다. 그 며칠이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몸이 힘드니 잡생각이 안나고 
그곳을 벗어나서 그런지 악몽에도 그것에게도 시달리지 않았다. 
간헐적으로 섬짓한 느낌은 있었지만 큰 위협은 못된듯 하다. 

전학을 준비하던중 어느날 할머니의 통화를 듣게 되었는데 엄마에 관한 욕을 쏟아내고 있었다 
통화를 끝낸 할머니에게 엄마 욕 하지말아달라 부탁했더니 바람나서 나간 년을 엄마라고 부르냐며 
그에미의 자식이 어련하겠냐며 악다구니를 쓰는데 말로만 하나님의 자식이냐고 당신은 악마라고 하자 
뺨에 불이 붙었다. 그대로 이성을 잃곤 집을 나섰다. 

막상 나와보니 어린 나에게 세상은 가혹했다. 
닥치는데로 일을 구했는데 숙식이 제공되는 곳은 주유소 뿐이였다. 
그곳엔 나처럼 가출한 아이들이 있었는데 매일같이 숙소에서 본드와 가스를 불어대는데 
제정신으로 그꼴을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정신이 피폐해지자 위기가 왔다. 
그날도 역시 아이들의 담배 연기와 술 냄새를 맡아가며 잠이 들었는데 잠에서 잠시 깨니 다들 자고있었다. 
어스름한 창밖으로 사람 형체가 서있었다. 순간 등꼴이 오싹했다 
숙소는 주유소 2층인데 누가 창밖으로 서있을수가 없으니까 눈을 감았다 다시 뜨니 온데간데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뒤를 돌아누웠는데 익숙한 악취가 났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비명을 질러도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옆에 자는 아이를 깨우려 손을 뻗으려 했는데 손가락조차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것은 점점 다가와 옆으로 누워있던 내 몸쪽으로 스르륵오더니 사뿐하게 
옆구리를 밟고 섰다. 곁눈질로 겨우 그 모습을 봤는데 소름끼치는 뻥뚫린 눈 
조금씩 형체를 갖췄던 그 코와 입은 다시 문드러져 있는게 어스름하게 들어온 
주유소 간판 불빛에 비춰져서인지 선명하게 보였다. 

그것은 늘 하던데로 밟고 올라서선 빨리감기 하는 비디오 테잎처럼 
어마어마한 속도로 제자리 뛰기를 하는데 무게는 전혀 나가지 않지만 데미지는 상당했다. 
그곳이 너무 뜨겁고 피가 거꾸로 역류하는 느낌이 들어 괴로워하고 있는데 
순간 푸악하더니 코와 입에서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그륵대는 소리만 겨우 내고 있는데 
그것은 마치 나를 굴복시키겠다는 표정으로 아니 표정을 읽을수 없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난 그 뜻을 읽을수 있었달까? 계속되는 괴롭힘이 잠시 멈추자 난 으으으 하는 신음이 터져나왔다. 

옆에서 부스럭 대는 소리가 나더니 한 아이가 일어나는게 보였다. 
순간 나는 살았다 라는 탄식을 했고 그 아이는 일어나서 불을 켜자마자 소리를 질러댔다. 
겨우 입을 뻐끔 거리며 나를 흔들어 댔는데 난 그 모습을 다봤는데도 불구하고 잠에서 깬듯 어지러웠다. 
비명소리에 야간을 보던 사장님과 일하던 남자가 뛰쳐왔고 나를 보며 깜짝 놀라더라. 
의아한 나는 멀뚱멀뚱 봤고 피..!피 하는 소리에 뒤에 있던 전신 거울을 보니 
코와 입에서 뿜어져 나온게 피라는걸 알게 됬다. 

벽이고 이불 베게고 온통 피였다. 
그리고 허리춤이 올라가 있었는지 옆구리를 본 사장님이 누구한테 맞았냐고 난리를 쳐서 보니 
아까 괴롭힘 당하던 곳이 마치 며칠째 맞을것마냥 새카맣게 살이 죽어있었다. 
사장님은 나를 다그치며 아이들이 널 괴롭히고 때렸냐며 난리가 났고 자다 봉창깨지는 상황에 
자다 깬 아이들도 한바탕 난리였다. 
난 정신을 추스르고 그런게 아니라며 오해를 풀려했지만 쉽사리 믿어주질않았고 
일단 병원으로 가자며 반강제로 업혀서 문을 나섰는데 
응급실에 가면 왠지 친가에 연락이 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안간다고 버텼다 

날이 밝고 내 소식을 들은 사모님이 일찌감치 와서는 나를 불러서 어찌된 상황인지를 물었다. 
그런 사정얘기는 할수가 없어서 아이들이 괴롭힌건 아니다란 말만 반복했고 
나는 몰골이며 피 흘린거며 무슨 중병에 걸린 환자 취급을 받게 됬는데 
사모님과 사장님이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월급 정산해줄테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더라. 
걱정도 됬겠지 나이도 어린데 병 걸린 환자 데려다 쓰다가 죽기라도 하면 
그분들 입장 엄청 난처했을테니까. 그렇게 그날 난 얼마간 일한 봉급과 
병원비 하라며 주신 용돈을 들고 그곳에서 쫒겨나다시피 나왔다. 

그렇게 다시 난 거리로 내몰렸어 어디로 가야할지 여전히 막막했지 
인근의 벼룩시장을 꺼내들고 구인란을 뒤지고 공중전화에 가서 
면접전화를 했는데 나이가 어리니 다들 딱 자르더라구. 
그래서 무작장 외가가 있는 대구로 버스타고 달려갔다 
버스에서 자니 그것도 나타나질 않더라 싼걸 찾으려고 완행버스를 탔는데 
거의 8시간 정도를 간거같아 그동안 아주 푹잤지. 
버스에 내리고보니 동대구쪽이 아닌 서대구라 전혀 어딘지 모르겠더라고 
공중전화를 찾아 전화를 걸었는데 예상밖으로 냉랭한 대답이였지 
그 따뜻하던 분들이 엄마와 헤어진 나에게 너무 차갑게 변해서는 
어서 돌아가라는 한마디만 남긴채 더 이상 전화를 받지않았다. 

하나둘씩 터미널에도 사람들이 사라져 갔고 그때는 찜질방도 없었고 아마 피시방도 없었을거야 
오갈데 없는 나에게 너무나도 춥고 가혹한 밤이였다. 
이집 저집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왁자지껄 떠드는 어느 집의 소리가 너무 정겹게 들려서 
눈에 눈물이 차오르더라. 신이 있다면 그토록 그들이 울부짖던 하나님이 있다면 
왜 어린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 정상적인 생활조차 할수없게 그것을 벗어나게 못하는지 
원망하고 또 원망하며 울었다. 그렇게 내 정신력이 흐트러지는걸 느꼈을때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계속 걸었어 아침이 올때까지 발은 아프고 배에선 계속 꼬르륵 소리로 아우성이였는데 
새벽 다섯시쯤 되면 목욕탕이 열리니까 가기로 했다 
근처에 대중탕이 있어서 들어가자마자 뜨거운 물에 몸을 적시니 온몸이 간질간질한게 
노곤해져버려서 아줌마들 자는 휴게실에 누워서 잠이 들었어. 

한참 잤나 고스톱 치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니 여러 아줌마들이 화투판을 벌리고 있었다 
부스스 일어나다가 그중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아줌마와 눈이 마주쳤는데 
왠지 내가 먼저 피했다 탕에 들어가서 몸을 담구고 있는데 그 아줌마가 들어왔다. 
온탕에 들어와서 한참을 앉아있는데 왠지 자꾸 가시방석 같아 먼저 일어나려는데 
아줌마가 빤히 보더니 너 집 나왔지? 하길래 개교기념일이라 쉬는거에요 하며 얼버무렸다. 
아줌마가 피식 웃더니 거짓말 하지마 이년아 이러더라 다짜고짜 이년 저년 해서 기분이 나빠져 버렸거든 
대꾸조차 하지않고 그대로 탕에 나가 사우나로 들어갔어 
그런데 그곳으로도 쫒아와서 자꾸 말을 붙이길래 화를 냈다 

난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기분?이랄까 아무 이유 없이 왠지 안절부절 못하고 아줌마한테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가야한다고 화내며 비켜달라고 했는데 그런 내 속을 아는지 아무말 없이 날 보길래 
나도 뭔가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똑바로 쳐다봤다 
근데 크고 깊으면서도 부리부리 한 그 눈을 본 순간 
뭣모르는 나이에도 기에 짓눌리는 기분이 뭔지 알겠더라 
아줌마가 한참을 길막하더니 내 생각나면 다시와라 하더라 뭔 개소리인가 싶어서 그냥 나왔는데 
내 뒤에 대고 금세 만날거니까! 하며 깔깔 웃는데 소름이 .. 

골목을 빠져나와 터미널쪽으로 걷고있었는데 
갑자기 눈 앞이 노랗고 파래지며 현기증이 막 나서 걸을수가 없었다. 
눈 앞은 계속 흔들리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서 거리에 주저앉아 있는데 
며칠전 각혈 같은걸 엄청난 양으로 했으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싶고 
가만 생각해보니 주유소를 나온 이후로 먹은거라곤 소세지 1개가 다였으니까. 
식당부터? 병원부터? 고민하다 병원부터 가기로 했다. 

마침 빈속으로 와서 내시경 외에도 다른 검사까지 받을수 있었는데 
예상외로 장기는 아주 깨끗해서 의사가 그 정도 피를 뿜을 정도면 폐든 어디는 
출혈흔적 같은게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없다면서 
코피 같은게 넘어가서 그럴수도 있을거라고 
별일 아닌데 위염이 약간 있다며 약을 처방해줬다 

이상했지만 그땐 뭐 그럴수도 있겠다며 이상 없으니 됬지 하고 나왔는데 병원비가 엄청 나오더라. 
병원비로 받은걸로도 모자라서 봉급 받은거에서도 꽤 쓴거 같아. 
완전 개털이 되어서 터덜터덜 식당으로 향했는데 터미널 앞에서 어떤 아줌마랑 아저씨랑 
욕을 하며 싸우고 있었는데 얼굴을 보니 목욕탕에서 본 그 아줌마였다. 
주위 사람들이 막 수근거리는데 대충 줏어 듣기로는 아줌마가 터미널에 자주 나와서 앉아있는데 
신을 받은건 아닌데 신기가 주체가 안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툭툭 내뱉어서 가끔 저렇게 
시비가 붙는다며 또 시작이네 하더니 다들 제 갈 길 가더라. 
아저씨도 재수가 없다며 침 뱉고 사라지고 남은 아줌마만 몸을 추스르고 있었다. 

그 아줌마가 날 보더니 거봐 또 만난다고 했지? 이러며 내 손을 잡고 당연하다는듯 식당으로 들어갔다. 
엉겁결에 주문까지 하고 밥 한그릇을 다 먹었는데 
그때까지 아무말 않던 아줌마가 나지막하게 너 가슴에 뭐 숨겼냐? 말했다. 
뭔소린가 싶어 눈만 꿈뻑이는데 이내 모르면 됐어! 밥 값은 니가 내라 하는것이다. 
어이가 없어서 제가 왜.. 하니까 난 돈 없는데? 화투쳐서 다 잃음! 하며 휙 나가드라. 
어쨌든 계산을 하고 나도 모르게 그 아줌마 뒤를 졸졸 쫒아갔는데 
그런 내가 싫진 않았는지 빨리빨리 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때 생각하면 참 겁대가리 없이 아무나 쫒아가고 나도 참 무개념이였는데 
아마도 그 아줌마에게 위험한 촉이 없었기 때문이였을거다. 

한참을 걸어가는데 대로변 한 속옷 집에 멈춰섰다. 점포정리를 하던 가게였는데 
속옷을 사려한건지 불쑥 들어가더라. 설마 또 나보고 돈 내라는거 아닌가 싶어 그냥 밖에 서있었는데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잠시후에 막 소란이 나더니 문이 열리며 아줌마가 쫒겨났다. 
밀려나면서도 욕을 해대며 자기 말 안듣는다고 난리였는데 한참을 실갱이 하던중에 
이년아 니 어깨에 두놈! 하나는 투실투실한게 욕심이 잔뜩 붙었고 
하나는 젊고 잘생겼는데 발이 하나 없다! 하니 갑자기 멈춰선 주인 얼굴이 한참 굳더니 
정중하게 들어오세요 하는거다. 이번엔 나까지 끌려갔는데 한참을 둘이 얘기하더니 한참후 
맨발로 마중까지 나오며 조심히 가라고 문까지 열어줬다 

밖으로 나와서 계속 걷는데 아줌마가 야 다왔어 우리집 들어가자 하는데 집이 어마무시 했다. 
분명 낡은 판자집 같은데서 살거야 라는 생각을 했는데 
엄청 큰 나무로 둘러쌓인 주택이였다. 깜깜해서 잘보이진 않았지만 엄청 큰듯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개 몇마리가 날 향해 일제히 짖기 시작했다. 

하얀돌 같은걸로 지은 집이였는데 잘보이진 않아도 좀 낡아보이는 오래된 집 같았다. 
실내에 들어가니 입이 떡 걸어졌다. 2층 집이라 천장도 높고 20년은 되보이는 양식이였는데 
벽과 바닥이 모두 니스질 된 나무로 되있었다 
그 집의 역사는 그대로 두고 가구만 현대식으로 들여진것 같았다 
가구도 티비에서 보던 부잣집 가구라 연신 작은 탄성만 지었는데 그런 나를 데리고 
욕실과 묵을 방을 알려주느라 부산한 아줌마였다. 
엉겁결에 따라오긴 했는데 갑자기 앞으로 묵을 방이라니 좀 신경쓰였지만 
단칸방에만 살다가 이런곳에서 살게된다니 좀 기뻐서 거절하지 못했다. 
그땐 너무 어려서 그랬는지 앞일은 생각도 안하는 이상한 사고방식을 가졌었던거 같다 

그렇게 그 집에서 첫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낯선곳이라 그런지 자꾸 뒤척이게 되서 잠이 들지않았다. 
물이라도 한잔 먹어볼까 했지만 남의집 냉장고를 막 열어보는건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그냥 꾹 참기로 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려는데 불이 갑자기 나가서 서둘러 방으로 돌아왔는데 
문을 열자마자 지독한 악취가 풍겼다. 

순간 코를 쥐어막고 앞을 봤는데 달빛에 비친 커텐 그림자 속에서 
길죽하게 가느다란 손이 튀어나와 손가락을 까딱대는데 순간 소리 지를뻔 했지만 
아줌마가 깰까 겁나서 입을 틀어막았다. 
우리집만 벗어나면 해결될줄 알았는데 그것때문에 숙소에서도 쫒겨나고 
심지어 이곳까지 나타나서 날 괴롭히는게 화가났다. 

난 들어가지도 못하고 어쩔줄 몰라하는데 그것은 계속 손짓하고 나는 도리질만 할 뿐이였다. 
그러자 인내의 한계가 왔는지 그것이 엄청난 기세로 튀어나와서는 
눈 앞에다 그 비틀어진 입을 크게 벌려 소리를 질러대는데 
고막이 찢어질 정도의 소리였다 
엄청나게 높은 찢어지는 비명에 난 코를 막던 손을 귀로 가져갔다. 
귀를 막아도 그 비명은 그대로 들려서 귀에서 피가 날 지경 
갑자기 등 뒤에서 뭔가가 확 날아들어 왔다. 

촤악 하는 소리와 같이 팥이 방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비명도 그것도 사라져 있었다.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 주저앉았는데 아줌마가 손에 든 팥 바가지를 내려놓고 나를 꼭 안아줬다. 
긴장이 풀리니 눈물이 터져나왔고 나머지는 내일 얘기하자며 
날 자리에 뉘여주고 돌아가셨다. 그 상황에도 잠이 오긴 오더라 

그것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악몽을 꾸었다. 지금은 그 내용이 상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강 뭔가에 쫒기는 꿈인데 쫒기는 대상은 없는데도 내가 두려워하며 달려댔다 
어떤 일들이 지나고 교회에 도착했는데 그 지하실로 내가 내려가서 의자 밑에 숨어있을때 
그것이 확 나타나서 내 손을 끌고 가는데 그후부터는 잘기억이 안난다. 
악몽에서 깨어나니 거의 한낮이 되는 시간이였다. 방 공기는 차가웠고 우풍이 있는지 코가 시렵다 
어제 그것이 서있던 커텐을 보니 현기증이 났다. 
그것이 서있던 자리는 장판이 까맣게 그을려있는걸 보고 섬뜩한게 
그게 단순히 상상의 것 또는 환각 같은게 아닌 
실체가 있는것이라고 생각하니 오금이 팍 저렸다. 

거실로 나오니 따뜻한 기운에 몸이 녹는듯 했다. 
그러고보니 아직 겨울이 온것도 아닌데 코가 시려울 정도라니 이상해서 방에 다시 들어갔다. 
아까 같은 추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냥 내 착각이겠거니 생각했다. 
거실엔 아줌마가 소파에 앉아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듯 눈을 감고 있었고 
내가 작은 목소리로 인사하자 싱긋 웃으며 소파에 앉으라는 듯 눈짓을 했다 
죄인이 된거같은 기분에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는데 불편한 침묵에 아줌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 신변에 관한 질문이였는데 우물쭈물하며 말을 잘 못하자 
답답하다는듯 한숨을 길게 쉬던 당신의 과거얘기를 꺼냈다. 


나이는 사십대 중반이고 삼십대 후반부터 시작한 무역사업이 잘되어서 
그당시 여자로써는 엄청난 지위와 부를 가졌었는데 
마흔이 되던 해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혼한 남편사이에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당시 8살. 
사업이 무너지면서 가세가 기울때쯤 갑자기 이유도 없이 딸이 쓰러져서 혼수상태, 
병명 모르고 48일후 심장 멈춤 

모든 재산 백지화 되고 친정의 도움으로 현재 집만 건졌다고 했다. 
본인은 어렸을때부터 예감이나 꿈이 잘 맞았다고 
전업주부에서 이혼후 사업을 벌렸을때도 그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 마흔이 되던 해 무병이라는게 왔는데 
그것때문에 사업신경도 못쓰고 계약건도 자꾸 펑크를 내거나 나서 
그때부터 무너졌다고 했다. 

사업은 둘째치고 건강이 너무 나빠 병원을 다 돌았는데도 병명이 안나오고 
조금 몸이 나아지는가 싶어 제자리를 잡아갈때쯤 딸이 죽어버렸다고 했다. 
아이를 잃고 미친 사람처럼 살았는데 
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계속 가슴과 머리서 타들어가 
잠도 먹지도 못해서 다 죽었다고 생각했을때 친정오빠가 굿이라도 해주려고 부른 
무당의 말로 그때 처음 신병을 알게되었다고 

자기는 이미 잃을게 없다며 신 받는걸 계속 거부하고 지금까지 살아왔고 
그 넘치는 기운을 못이겨 터미널에서 곧잘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루종일 지켜보곤 했는데 
눈 앞에서 영상처럼 그려지거나 마음속 깊은 울림 같은걸로 그사람의 액운이나 행운을 
스스로 점쳐지면 자신도 모르게 막 그 사람을 붙잡고 떠들어댔다고 한다 

그래서 시비도 붙고 미친여자 소리도 들었는데 욕했던 사람은 다 하나같이 1주일도 채 안되서 
복채를 들고 찾아온다고 했다. 많은 액수를 들고 점을 더 쳐주길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들고온 복채는 앞서 봐준 댓가라며 천원씩만 챙겨놓고 
더 이상의 점은 쳐주지 않았단다. 본인은 무당이 아니라면서.. 

한참 이야기를 듣다가 전날 있던 속옷가게 이야기를 하니 그 주인 어깨에 남자가 둘있는데 
그 여자에게 온 급살을 대신 맞아 죽은 남편과 정부라고 
그래서 둘이 그 여자 어깨에 머물며 좋지않은 사이이다 보니 항상 싸워대는데 그로인해 
몸이 아프고 장사도 안되는거라며 절에 가서 치성도 좀 드리고 
이것저것 일러주고 온거라고 얘기해주더니 더 궁금한건 없냐고 물었다 

당연히 제일 궁금한거는 내 문제 하지만 그걸 물어보면 내 이야기도 해야 해서 잠시 망설였는데 
그런 속을 꿰뚫기라도 하듯 나를 도울려면 자기가 알아야 할게 있다며 
귀신이라고 만물을 다 아는건 아니라는 농도 좀 섞어 내 기분을 편하게 해줬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내 가정환경부터 그간 있었던 일을 다 얘기했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그간 속앓이를 다 풀어내고 나니 
가슴 한켠에 막힌 응어리가 뚫리는 느낌이였다. 

내 얘기를 끝까지 듣던 아줌마는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는듯 아무말도 하지않고 앉아있었는데 
이윽고 뭔가가 생각이 났는지 입을 뗐다. 

나는 조상을 모실 그릇도 아니고 그럴 이유도 전혀 없다고. 
보지도 듣지도 말아야 할 것들은 내 곁에 있어서도 있을 필요도 없다고 말이다. 
단순하게 내가 뭔가 건들이지 말아야 할 어떤것을 건들었다는것. 
부정한 것 더러운 그릇을 자의든 타의든 내가 시작해 버렸기 때문에 내 곁에 있는것이고 
그마저도 기가 탁하지 않은 자에게는 붙어있질 못하는데 
나는 부정한 것이 숨어들기 좋은 안식처 같은거라고 말했다. 

사람은 공포를 한번 느끼면 그 공포로 인한 두려움을 낳고 대수롭지 않은 일들도 
자연스레 그런 상황과 연관 지어서 무서운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더 겁에 질려하고 스스로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런 상황에서 정신력을 얼마만큼 침착하게 컨트롤 할수있냐에 따라 
기가 강하다 약하다라고 불리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기' 라는 것은 수련을 해서 강해질수 있는것이고 
기가 강한 사람도 의지력이 약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기가 약해질수도 있는데 
아주 간단한 공식 같은거라고 말이다 

덧붙여 소위 사람들이 만들어낸 귀신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상상화 같은것이라고 했다. 
인간이 느끼는 기준의 혐오스러움과 괴기스러운 이미지를 귀신=공포 라는 뼈대에 
그 이미지를 삽입할 뿐이지 본인이 느끼는 대다수의 영은 그런 괴의한 모습이 아니라고... 
가끔 원한이 깊은 것. 사념이 강한 것은 형체를 띄기도 하는데 아주 다양한 모습이기 때문에 
딱 어떤 모습이다 라고 말하기가 힘들단다. 
그냥 수증기 같은 모습으로 나타날때도 있는데 
그것을 왜곡시켜 형체를 내가 쉽게 인지할수 있는 이미지로 바꿔내니까 
그런 흉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내가 공포심을 가질수록 그것은 내 영혼을 갉아먹고 자라날 것이며 
두려워 할수록 힘이 강해지고 형체를 가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을 쉽게 왔던 곳으로 보낼수는 없지만 목적이 달성되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인력으로 그것을 보내려면 내 스스로가 강해져야만 한다고 했다. 
(여기까진 기억나는 말들에 약간 살을 붙여 알아듣기 쉽게 쓴 것이다) 
너무 어려운 말들이라 지금에서야 그 뜻을 이해하지 
어린 나는 그걸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고 
머릿속엔 온통 내가 뭘 잘못만졌을까 하는 생각 뿐이였다. 

한참을 얘기하고 나니 시간이 꽤 오래 되 버렸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아줌마는 갑자기 뭔가 생각난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내게 대충 옷을 입으라고 했다. 

그렇게 밖을 따라나서 찻길을 하나 건넜고 작은 비탈을 하나 지나서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허름한 다세대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곳이였다. 
희미하게 가로등이 켜지고 어둑어둑한 곳이 밝아지고 있었는데 
낡은 철문을 끼익 밀더니 2층으로 올라가서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누군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하얗고 곱상하게 생긴 얼굴을 가진 남자였는데 아무말 없이 집으로 들어갈수 있게끔 
몸을 비켜줬고 나도 올라오라는 손짓을 하길래 집으로 들어갔다. 
그 집은 잔잔한 향 같은게 났는데 난 좀 불쾌한 냄새였다. 국민학교 2학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큰이모부 장례식에서 맡던 그 향냄새 
땅콩 비린내처럼 비리면서 이상한 냄새라 어린시절 기억에도 맡기 싫어했던게 떠올랐다. 

그 남자는 시종일관 아무말도 없이 묵묵하게 찻상을 펴고 방석을 깔고 
이상한 맛이 나는 차를 내왔는데 가까이서 보니 눈이 굉장히 작아서 마치 웃고있는듯 보였는데 
어찌보면 여자같기도 어림잡아 이십대 중반쯤 되 보였다. 
그렇게 말 없이 차를 홀짝 대다가 아줌마는 인사 같은것도 없이 다짜고짜 
나 논산에 갔다 올테니 그동안 얘 좀 돌봐줘라 하는 것이다. 
남자는 약간 놀란듯 했으나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를 한번 훑어보더니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여자같이 비단결 같았는데 편하게 선월이라 불러라 했다. 
뭔 남자 이름이 그런가 싶었는데 여잔데 남자처럼 생겼나 싶기도 해서 
호칭을 오빠라고 해야 하는지 언니라고 해야 할지 한참 갈등하다 
친해지기 전까진 그냥 선월이라 부르기로 했다. 

그렇게 아줌마는 자기 할 말만 하고 벌떡 일어나서 나가길래 엉거주춤 일어나서 뒤를 따라 나섰다.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집을 뒤돌아봤는데 익숙한 깃발 같은게 대문에 매달려 있었다. 
난 조심스레 아줌마에게 그분이 무당이냐 라고 물어보니 
아줌마가 너 무당 본 적 있냐 하고 되물었다. 
아니 처음 본다 라고 하니 그럼 뭘 보고 무당이냐 다시 묻길래 
대문 옆에 깃발 같은게 있어서 그렇다 했다. 
아줌마는 빙긋 웃으며 그래 맞다. 이 말만 하고 다시 빠른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해서 아줌마가 나에게 당분간 이 집에 선월이랑 있으면서 지내라고 했다. 
아줌마는 볼일이 있어서 논산으로 간다고 아마도 한달남짓 걸릴거니 
그동안 선월이 밥도 챙겨주고 할거고 이상한 사람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며 
선월이 어딜가든 항상 따라다니라고 했다. 절대 개인행동은 금물이라며..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나는 꽤 소심해서 어련히 본인 스케줄이 있겠거니 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아줌마는 씻고 오더니 오늘은 나와 같이 자마 하며 아줌마 방에 이부자리를 깔아줬다. 
아줌마는 침대가 없어서 나란히 눕게 되었는데 어색하기도 했지만 
엄마와 함께 자리에 누워 잠을 자던 그 시절이 떠올라서 괜히 울컥해서 난 베게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저 일개 중학생일 뿐이였던 내 삶이 어느날부터 이상하게 변했고 
흘러흘러 모르는 사람 집에 동거까지 하며 
보살핌을 받는다는게 신기하고 믿겨지지가 않아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토록 미워하던 아빠와 친할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쯤 그들은 나 같은건 안중에도 없겠지 하는 생각에 화도 났지만 쓸쓸했다. 

슬쩍 옆을 보니 아줌마는 곤히 잠든듯 했다. 가만히 얼굴을 보니 꽤 미인형이였는데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얼굴에 그대로 들어나서 나이보다 더 들어보였다. 
낮에 들었던 그녀의 기구한 인생에 나는 묘한 동질감 같은걸 느끼며 
지금쯤 살아있다면 내 또래쯤 됬을 아줌마의 딸도 그렇게 영이라는게 되어있을까 
아니면 억울하게 죽어서 귀신같은게 되어있을까 
혹시 아줌마에게는 딸이 보이기도 할까 수많은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던거 같다. 
아침이 왔고 나는 간만에 잘잤다 하는 소리와 함께 힘껏 기지개를 폈다. 
아줌마는 벌써 일어났는지 나만 방에 남겨져 있었고 
정갈하게 이부자리를 개서 놓고는 거실로 나갔다. 

부산하게 뭔갈 준비하고 있었는데 옆엔 이미 가방꾸러미가 두개나 있었다. 
아침인사를 하는 날 보더니 여전히 싱긋 웃는 눈 인사로 대신하고 
전화기를 들어 어딘가로 전화하며 주방쪽을 손가락질 했다. 
주방으로 가니 간촐하게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는데 간만에 먹어보는 아침식사라 그런지 
좀 더부룩 하긴 했어도 아줌마의 의외의 음식솜씨에 한그릇을 금세 비워내곤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벨이 울려서 나가보니 선월이 왔다.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올라가는데 마당에 개들이 나와 눈만 마주치면 사납게 짖어댔다. 
선월이 지나가니 얌전해졌는데 왜 나만 보면 그렇게 살벌하게 짖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선월이 오자 아줌마는 챙겨논 짐을 들고 집을 나섰다. 
집 앞에 세워진 중형차가 있었는데 그게 아줌마 차였나 보다. 
그녀는 재산이 없는듯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좋은건 다 가지고 있는듯 했다. 
아줌마는 트렁크에 짐을 싣고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선월 말 잘 듣고있어 라며 차에 탔고 선월은 여전히 말 없이 눈 인사만 할 뿐이였다. 
아줌마가 떠나는 걸 보니 왠지 마음이 훵한게 
같이 지낸지 며칠되지 않았지만 굉장히 정이 들어버린듯 했다 
한참을 밖에 서서 그녀가 간 자리를 보고 있자니 팔을 툭툭 치기에 집으로 들어갔다. 
딱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하게 소파에 앉아 티비를 틀어보고 있는데 
선월이 몇살이냐 물었다. 14살이라고 하니 거기서 더 묻지 않았다. 
그는 굉장히 말수가 적고 작은 체구와 달리 행동이 느릿느릿 했는데 
첫대면에도 느꼈지만 모든게 여자같이 조신하고 정갈했다. 

그날은 그렇게 하루가 지났고 밤이 되자 나는 조금씩 불안했다. 
아줌마가 없는 집은 굉장히 으스스했고 유난히 넓었다. 
그리고 나를 지켜줄 사람이 없다는데에 초조해져서 잠을 자지 못했다. 
잠이 들면 그것이 지 세상인냥 활개치며 또 내 위에서 몹쓸 짓을 하고 날 괴롭힐거 같았다 
아줌마의 말을 되새기며 나는 강하다 두렵지 않다 자기세뇌를 했지만 
몸으로 한번 느낀 공포는 절대로 잊혀지지가 않는다. 
절대로 자지 않을거라 다짐했지만 세상에 감겨오는 눈꺼풀엔 장사 없다더니 잠이 쏟아져 왔다. 
찌륵찌륵 귀뚜라미 소리가 자장가같이 들렸는데 점점 그 소리가 늘어진 테이프처럼 느려졌다. 
쩌--르르륵.. 쩌------르르르륵 
순간 뭔가 왔다 하는 느낌이 들자 어김없이 내 눈앞에 그것이 나타났다 

그것이 이번엔 거꾸로 서있었는데 공중에 붕 떠있는 상태로 거꾸로였다 
가발같은 지저분한 머리가 내 몸에 닿을듯 닿지 않았는데 서서히 내 얼굴쪽으로 다가왔다.. 
난 가위눌림처럼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고 그걸 그냥 정면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입에선 겨우 신음만 흘릴수 있었는데 그건 그런 신음소리가 듣기 좋은지 고개를 파르륵 떨었다. 
얼굴이 점점 다가와서 내 머리 위에 서자 나도 모르게 눈이 위쪽으로 향했는데 
그것은 위에 나는 아래로 얼굴이 일자로 마주섰다. 
나는 지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그것의 뻥 뚫린 눈을 피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마주보고 있었는데 
눈물이 자꾸만 났다. 그것이 그런 날 보며 이상한 소리로 큭큭 거리는거 같았는데.. 
갑자기 웃음을 멈추더니 잡아먹을듯이 입을 크게 벌렸다. 
나는 아..아 하고 입이 벌어지며 그순간 온몸에 힘이 쭉 빠진후 
아랫도리가 축축 해지는게 그날의 마지막 기억이였다. 

깨어난 나는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피로감에 겨우 숨만 쉴 정도였는데 
여전히 축축한 아랫도리의 느낌에 손을 더듬으니 오줌을 싼것 같았다.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가 그대로 쓰러졌다. 
머릿속엔 어서 이 이불을 치워야 하는데 라는 생각 뿐이였는데 
의지대로 되지않는 내 몸이 원망스러울 뿐이였다. 
그대로 잠이 다시 들었다 깨니 오후가 다 되었다. 
이불과 엉덩이는 이미 말라서 내가 오줌을 싼 흔적도 없었다. 
침대 매트리스가 걱정이였지만 알게 뭐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난 그제서야 몸을 겨우 일으켜 이불을 들고 조심스레 밖을 나갔다 
거실에는 선월이 소파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는듯 했는데 
깰까봐 까치발로 세탁실로 걸어갔다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살금살금 방으로 가선 
장농에서 이불을 꺼내 덮어씌우곤 아무렇지 않은척 거실로 나갔다. 

선월은 어느새 깼는지 소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날 보더니 늦잠 잤네 한마디 하곤 
주방으로 가서 상을 차리더라. 말 없이 마주보며 밥을 먹는데 아줌마와 달리 선월은 너무 불편해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건지 모를 정도였다 
밥을 거의 다 먹었을때쯤 선월의 휴대폰으로 한통의 전화가 왔고 한참의 통화후 
설거지를 마친 나에게 같이 갈래? 라고 했다. 
아줌마가 혼자있지 말라고 했던것도 기억이 나고 지난밤에 있었던 일때문에 당연히 따라가겠노라 했다. 
집을 나선후 선월을 작은 자동차를 타고 한참을 갔다. 
그곳은 공장이 즐비한 곳이였는데 대로변 커피숖 앞에 차를 세우곤 그곳으로 들어갔다. 
난 그냥 뒤따라 갔고 그곳엔 젊은 여자가 선월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반갑게 인사를 하던 여자는 날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눈짓을 했다 
선월은 친척동생 입니다 한마디 하고 자리에 앉았다. 나는 눈치껏 뒷자리에 따로 앉았는데 
선월이 내 몫으로 파르페를 시켜주곤 그 여자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안듣고 싶어도 사람 귀는 항상 열려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야기를 다 듣게 되었는데 
그 여자는 전부터 신월을 알던 사이 같았다.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하는 모습이 그렇다는걸 알게 했다. 
인근에서 술집을 하는데 다 망한 가게를 헐값에 인수해서 영업했는데 
그녀가 한후로 엄청난 호황이였다고 한다. 장사가 잘되서 종업원들도 많이 부렸는데 
언젠가부터 장사가 고꾸라지기 시작했다고, 
그곳에는 숙소같은게 있었는데 거기서 숙식하는 종업원들이 갑자기 시름시름 앓아서 
일을 못하는 날이 부지기수고 매일같이 손님이 왔는데 거짓말처럼 손님이 딱 끊겨서 
공치는 날도 생기고 해서 이유를 찾아봐도 별 소득이 없었고 
장사가 잘되서 그런곳에 일하는 종업원들 선불을 빌려주는데 돈이 모잘라서 
돈을 빌려서 마춰주었는데 일은 못하고 장사도 안되고 하니 양쪽으로 죽을맛이였나 보더라. 
어느날 갑자기 안되는게 말이되냐며 
아무래도 여러모로 이상한 일이 많다며 선월에게 도움을 청하는거다 

얘기를 나누던 둘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미처 먹지도 못한 파르페를 두고 난 일어나야 했다. 
여자는 같이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나를 뒤돌아보더니 
오빠 따라다녀 재밌냐며 묻더니 잘생긴 친척오빠 둬서 좋겠다 하며 꺄르륵 웃었다. 
난 멋쩍게 그냥 웃어 넘겼고 그녀의 가게에 도착했다. 
그곳은 지하였는데 술집이라그런지 눅눅한 술 냄새와 곰팡이 냄새 같은게 배서 고약했다. 
들어가자마자 선월이 한바퀴 휘 둘러보더니 뭐라고 중얼 거렸다 
난 그냥 그게 신기해서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중얼거림을 멈추더니 저기 하고 손짓했다. 
사방이 여러 거울이 있었는데 한쪽에 꽃그림이 어지러운 벽지로 마감된 벽을 가리켰는데 
여자가 달려가서 보니 이상하게 못이 벽에 박혀있는게 아니라 
모서리에 박혀있다면서 이상해! 라고 소리쳤다. 

나도 따라가서 보았는데 진짜 아주 작은 녹슨 못이 모서리에 대충 박혀있었고 
선월이 그걸 손으로 탁 치니 톡 떨어졌다. 
구멍이 살짝 나있는걸 보고 그곳에 뭔가로 매꾸라고 하고는 선월은 가겠다며 나갔고 
그 여자는 봉투를 들고 뛰쳐나와 주머니에 쑤셔넣고는 내려갔다. 
그렇게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무당이 그런것도 하는구나 싶었다. 
티비에 나오는 무당은 작두 같은데에 올라타고 무서운 화장을 하고 굿 같은걸 하고 
쌀 같은걸 뿌리면서 점도 보고 했는데 
선월은 뭔가 도사같이 멋있는 일만 하는거 같아서 신기했다. 
그건 잠시의 착각이였지만.. 
집에 도착하니 벌써 깜깜해져서 난 또 마주쳐야 할 밤의 고통에 한숨이 푹 나왔다. 
그런 나를 선월이 봤는지 고민있냐 물어봤지만 그런 얘기는 아줌마외엔 할수가 없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선월은 도사님 같아서 
주문 한방에 뿅 하고 그것을 없애줄수 있을것 같았지만 그게 아니니 
아줌마도 별말 없었을거란 생각에 잠시나마 의지하려고 했던 마음을 접고는 
고개를 가로젖고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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