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할머니
날짜 : 2017-07-11 (화) 02:30 조회 : 107 신고
내가 초등학교때의 이야기다.
난 어렸을 적부터 몸이 허약하고 안 좋아서
수시로 병원에 드나들면서 입원을 했었다.

1년에 거의 ⅓ 이상을 병원에서 보내던 나에게
가끔 문병으로 오는 친척들이 있었는데,
난 유독 친할머니를 꺼려했다.
솔직히 말하면 두려웠다.

우리 친할머니는 당시 70대 후반의 분이셨는데,
시골에서도 욕을 가장 잘하고 드세기로는 사내대장부보다 더하다고 평판이 자자했다.

듣기로는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더욱
그렇게 되셨다는데,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나를 보시면 늘


"사내아이가 되가지고 이렇게 약해서야 어디에 쓰누?
아, 애미야 뭐하냐? 거 고추 달랑거리는거 떼어
버리지 않고?"


"아따, 요 쓰글놈이 언제까지 아플려고 이러누?
응? 느그 애미가 챙겨주는 약 먹엇는데도 그따구믄
앞으로 으쯜려구 그러냐?"


"니놈 애비도 어렸을적엔 이리 아프지 않았는데
넌 누굴 닮아서 이리 비실비실 거리는지 원"


그렇다 보니 할머니가 한마디 한마디 하실때마다
난 울기 십상이었고, 친가 외가분들은 그런 나를
달래느라 진을 빼야했다.

나중엔 할머니가 온다는 말만 들어도 어디론가로
숨어서 할머니가 버스시간에 맞춰 돌아가실 때까지
나오지 않았다가 부모님께 혼난적도 많았다.
할머니는 나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으니까.


"어째서 입원을 했는데도 건강해지기는 커녕.."


그러던 어느날, 부모님은 병원에 입원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원인모를 이유에 점차 시름시름 앓아가는
나때문에 의사를 붙들고 말했고,

의사도 백방으로 검진을 해보았지만 신체는 정상이라는 것에서 이유를 몰라 난처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을 때는 거진 매일마다
토하기 일쑤였고, 나도 모르게 산책겸으로 걷다가
무언가에 밀쳐진 것 처럼 자주 쓰러지다보니 나중엔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다.

몸도 점차 앙상하게 변해서 아무것도 먹기 싫었고,
하루종일 잠만 자다보니 밖에서 뛰어보는게 진심 소원이기도 했다.

나중엔 도저히 안되겠는지 병원에서 퇴원절차를
밟고 집에 돌아왔는데, 어느날은 부모님이 무당을
모셔왔다.

그땐 집에 할머니도 계셨는데, 할머니는 무당을 보면서도


"아따, 그래. 이젠 둥둥거리는 년까지 불려서 이 소란이냐? 내 살다살다 별꼴 같잖은걸 다보겠네"


라고 윽박을 질렀지만 무당은 눈하나 꼼짝하지 않고
짙은 눈썹으로 나를 내려보더니 집안을 휙휙 둘러봤다.

그리고는 엄마에게 몇가지를 물었다.
이 집에 언제부터 왔는지, 아이는 어디서 태어났는지
등등 엄마는 그에 대해서 전부 답변을 했고 모두 듣고난 무당은 그제서야 입을 열더니 충격적인 한마디를 외쳤다.


"이 집에 악귀가있어!! 아이가 이 집에 태어났을때
데려가려고 붙어버린거야!! 쯧쯧, 대체 이 집을
판놈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당해도 제대로 당했어!!"


"예? 그렇다면 제 아이에게 악귀가 붙었다는
건가요?"


"에잉, 너무 늦었어!! 악귀가 아이의 몸에 너무 강하게 붙어버려서 떼어낼수가 없다는 말이네!!
어쩌자고 이 집을 에잉.."


충격적이었다.
나에게 악귀가 붙어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지만
갖은 의학을 동원해도 되지 않는것에 부모님은 비틀거리며 쓰러지셨고, 할머니는 돌아가는 무당에게
욕설을 퍼부으시다 집으로 돌아가셨다.

앞으로 살아봐야 몇개월이라는 무당의 말에 매일
저녁마다 울고 있는 우리 부모님에게 또 하나의
비극이 날아든 것은 며칠 이후였다.


"명수야,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구나"


그렇게 건강하고 욕잘하고 기까지 드세셨던 분이
고작 며칠만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는 전 일가에
충격을 주었고, 마을사람들도 믿을 수 없다며 수근거리기 일쑤였다.

나조차 믿기지 않았다.
그렇게 나에게 욕만 퍼붓던 할머니가 간단하게 돌아가실 줄 누가 알았을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혼자 살아오신 할머니가 편안히 주무시는 것처럼 돌아가신것을
발견한것은 당시 밭에서 아침일하고 집으로 안부차
방문한 큰아버지가 발견하셨다고 한다.

아무튼 장례식을 치르고 이젠 내가 다시 죽을 날이 다가오는 것에 온 일가가 슬퍼하고 있을때 쯤,
난 한 꿈을 꾸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며칠이 지난 어느날 내 꿈에
무덤을 열고 도끼를 든 할머니가 성큼성큼 어느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방향이 우리집 쪽이었고,
그때 가까이서 보였던 할머니의 얼굴은 흡사 분노한 악마와도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
금세라도 저녁이 되면 도끼로 나를 쪼개버릴것만 같았다.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났을까.
또 다시 꿈을 꿨는데 소복을 입은 할머니가 도끼를
들고 어느 집 앞에 서있었다.
놀랍게도 그곳은 우리집 현관이었다.

할머니가 드디어 죽어서도 나를 어떻게 하는구나
싶어서 두려웠는데 거실에 엄마, 아빠가 나를
돌보느라 지쳐 주무시는 가운데 내가 누워있었다.

할머니가 내게 다가오더니 갑자기 도끼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 꿈을 꾸고 난 뒤부터 내 몸이 놀랍도록 다시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믿어지는가? 어제까지만 해도 죽조차 먹지 못하던
아이가 다음날 아침 일어나 죽부터 시작해서
밥이며 고기까지 폭식을 하기 시작하는 것을.

감격에 부은 부모님은 친할머니가 죽어서 우리 명수를 지켜줬다고 했지만 난 믿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무당을 부모님이 부르셨는데, 놀랍게도 무당이 얘기했다.


"너네 할머니가 악령을 죽여버렸어. 대단하신 분이야,
죽어서까지 손자를 지키려고 하다니"


무당의 얘기는 놀라웠다.
마을에 무당이라고는 그 사람 한명뿐인데, 할머니가
돌아가시기전에 찾아와 자신이 죽거든 도끼한자루만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무당은 당초에 무슨소리인지 영문을 몰랐지만
할머니가 드세게 말하며 돈을 주니 그렇게 따랐다고 한다. 그래서 할머니가 묻힌 무덤을 몰래 찾아가
도끼를 올리고 말대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넌 정말 축복받은 꼬마다. 악령은 이제 사라졌으니
건강하기만 해. 그리고 돈은 돌려주마"


무당이 부모님이 아닌 나에게 넘겨준것은 검은 손때가 가득묻은 만원짜리 76장이었다.
지금은 부모님이 가계에 써버리셨지만 난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나에게 매번 욕을 하시던 할머니가 나를 구했다는게.




출저 : 소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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